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통화도 연동 고려…美 당국 입장 바꿀 수 있을지 주목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미국 최대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가상통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꾸준히 가상통화 ETF 승인을 거절했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돌아서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코인베이스와 블랙록이 최근 몇주간 가상통화ETF 출시를 두고 실무진 간의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총 6조달러(약 670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운용하는 블랙록은 지난 7월 가상통화 연구팀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3월 코인베이스는 공인투자자 대상으로 가상통화 인덱스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는 블랙록과 함께 가상통화 ETF를 만들어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ETF를 이용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가상통화에 직접 투자할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코인베이스가 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통화도 ETF에 연동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블랙록과 코인베이스 간의 회의도 지속적으로 열릴지 알 수 없는 만큼 가상통화 ETF 출시 계획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ETF는 가상통화 시장이 성숙하면서 자연스레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EC는 여전히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여러 투자운용사에서 10여차례 신청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허용된 적은 없다.
지난해 윙클보스 캐피탈을 만든 윙클보스 형제가 ETF 출시를 신청했지만 SEC는 이를 거절했다. 이후 반에크, 솔리드X 등의 업체들의 ETF 신청 역시 거절했다. 이 두 업체 공동으로 설계한 비트코인 ETF을 포함, 지난달에는 총 9건의 ETF 승인 신청을 거부했다. 다만 바로 다음 날 SEC 위원 중 한 명은 승인을 허용하자는 의견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기준 이날 오전 8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75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발 악재가 시작된 지난 5일 대비 10% 떨어진 수준이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월가 최대 투자 은행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는 가상통화 운용 전문 부서 설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통화 규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가총액 상위 10개 가상통화가 모두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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