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이현 모어댄 대표
차량폐기물 업사이클링으로
올해 매출 10억원 목표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폐자동차 가죽시트로 제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 '모어댄'의 매출이 1년만에 세배 뛰었다. 선풍기도 없는 77만원 월세방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서울 홍대에 새 둥지를 틀고 제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사무실에서 만난 최이현 모어댄(37) 대표는 "또 다시 창업을 하는 것 같다"며 "미국에 이어 유럽진출까지 모색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2015년 창업을 했던 경기 고양 사무실에서 나와 이달 합정동 2층 주택에 새 사무실을 열었다. 공식 오픈은 오는 16일 또는 17일. 1층은 컨티뉴 제품을 전시하는 쇼륨으로 2층은 사무실로 사용한다.
모어댄은 폐자동차에서 수거한 가죽시트, 에어백 등을 재활용해 가방, 지갑 등 액세서리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업체다. 차량 폐기물들이 가공을 거쳐 프리미엄 가방과 지갑 브랜드인 '컨티뉴'로 재탄생한다. 현재 생산되는 가짓수만 120여개. 이 제품들은 인기 아이돌 그룹 BTS의 멤버 R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태원 SK회장 등이 구입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창업한지 3년이 지난 모어댄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어댄 제품이 공식 출시된 건 지난해 9월. 지난해 매출 2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3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 10억원을 넘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매출은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지난달 10일부터 입점한 제주국제공항 JDC면세점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입점한지 한 달도 안됐지만 매출은 5000만원을 넘어섰다. 다음 달부터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도 입점한다.
이 같은 성장세에 대해 최 대표는 "성장의 디딤돌을 잘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스타필드 고양에 매장을 낸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가 손에 쥐고 있었던 돈은 1000만원. 2년 동안 연구개발해 제품을 양산할 금액이었지만 그는 과감히 매장에 투자했다. 최 대표는 "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JDC면세점 등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왔다"며 "사회적 기업, 업사이클링 회사와는 다르구나, 진짜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고 인정을 받으면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모어댄의 가치를 보고 초창기부터 지원한 SK이노베이션의 도움도 있었다. 최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취약할 수 밖에 없는 홍보부문에 대해 SK이노베이션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줬다"며 "회사가 성장하는데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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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의 올해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그전에 파주에 새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주당 5만t의 가죽이 들어오지만 현재 공장만으론 이 물량을 소화하기엔 벅찬 상태다. 그는 올해 안에 영국, 독일 등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표의 최종 목표는 전 세계 패션회사들에 모어댄의 원단을 공급하는 것. 그는 "사회적기업으로서 매립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업사이클링 원단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컨티뉴 제품을 생산했고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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