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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수출노하우] 중동 산유국의 현지화 강화, 한국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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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수출노하우] 중동 산유국의 현지화 강화, 한국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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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회복됐다지만 중동 산유국들은 포스트오일 시대 대비에 여념이 없다. 대표적인 정책이 로컬 콘텐츠 요건의 강화다. 셰일가스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던 고유가 시절은 옛말이 되면서 산유국들은 국내 산업 기반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로컬 콘텐츠 요건 강화를 통해 중동 오일ㆍ가스시장에서 먹거리를 찾는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산업 구조 고도화에 더 많이 기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산유국들이 도입하는 로컬 콘텐츠 요건은 해외 기업이 현지 오일 컴퍼니 관련 프로젝트에 입찰할 때 자국산 구매, 자국사 서비스 하도급, 자국민 채용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오일ㆍ가스 밸류 체인을 현지화하면서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자국민 일자리를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올해 국영 석유사 ADBOC 주도로 '인 컨트리 밸류(ICV)' 제도를 도입했다. ADNOC는 2018년 석유 생산 규모 세계 8위인 UAE의 오일ㆍ가스 프로젝트 독점 발주처다.

ADNOC가 개최한 공청회 내용을 보니 기업들이 우려할 만한 점이 많은 것 같다. ADNOC는 회계법인을 지정해 입찰사들이 회계 증빙을 제출하고 ICV 증명서를 발급받도록 했다. ICV 점수는 지난해 회계연도 사업비를 대상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전년도에 UAE 사업 실적이 없는 기업에 크게 불리하다.


ICV 제도는 기존의 최저가 낙찰 방식을 벗어나 현지화 점수가 가장 높은 입찰사에 가격협상권을 부여하는 이례적인 방식이다. 제안서 준비에만 평균적으로 수십억 원이 소요되고 기술ㆍ가격 경쟁력보다 현지화 정도를 우선시해 기업 입장에서는 수주 예측성이 현저히 낮아지고 입찰 참여의 기회비용도 높아진다. ICV 점수를 높이기 위해 현지화를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산유국의 경우 플라스틱 제조 등 일부 석유화학 분야를 제외하면 제조업 기반이 약해 현지 조달처를 찾기 쉽지 않다. 정부의 무료 혜택에 익숙한 현지인들에게 투철한 노동관과 높은 생산성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대부분의 기업이 인건비 상승과 노동력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중동시장을 포기해야 할까? 대답은 사실 어렵지 않다. 2015~2017년 기준 우리 총 원유 수입량의 83.4%를 들여오는 중동은 에너지 안보 확보 측면에서 협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전략 지역이다. 더불어 중동은 2017년 기준 총 해외 건설 수주의 36.2%를 차지, 아시아에 이은 제2의 프로젝트 수주시장이다. 중동 산유국들도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과 시설 운영 노하우가 절실하다.


기회는 위기와 함께 온다고 하지 않던가. 중동 산유국시장 재편 과정에서 한국은 기존보다 더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적응 비용은 다소 들겠지만 산유국들의 기술, 인력 개발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준다면 고도화된 협력 관계도 기대해볼 만하다. 희망적인 것은 우리 주요 건설사들이 이미 현지 실사단을 파견해 경쟁력 있는 현지 하도급사를 물색하고, 중장기적인 현지화 전략을 수립 중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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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중동의 미래를 알려면 중동만 봐서는 부족하다. 국제 정세를 주도하는 미국의 대중동 정책과 에너지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경기 지표에 더 신경을 써야 중동 경제의 향방을 더 정확히 예측하고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관석 KOTRA 중동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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