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해 대출투자…부동산 대출도 '쑥'
최근 주담대도 회복세…"풍선효과 한 사이클 돌아"
자산가들 여전히 주식·예금보다 선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정부의 서슬퍼런 규제 칼날에도 여전히 돈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정부의 규제망을 피해 부채를 낸 뒤 부동산 투자를 지속하면서 주춤하던 집값 흐름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믿을 만한 투자처로 부동산이 0순위라는 인식도 바뀌지 않았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가계부채(가계신용)는 1468조원에 달했다. 올들어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정부 규제가 줄을 이었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 신용대출ㆍ마이너스통장으로, 또 개인사업자 대출로 규제망을 피해가며 대출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는 기세가 꺾였던 주담대 증가세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5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 ㆍ우리ㆍKEB하나ㆍNH농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389조3924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간 2조296억원 늘어났는데, 주담대의 월 증가액이 2조원대를 보인 건 지난 3월 이후 넉 달 만이다. 지난해 월평균 2조2000억원씩 늘었던 주담대는 정부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1조원대로 하락한 바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반기만 해도 규제로 인해 주택시장이 침체되는 것 아닌가 했는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은행도 마냥 조일 수만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대출규제의 풍선효과가 한 사이클을 돌면서 수요자도 주담대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대출인 부동산업대출도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분기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은 209조47억원을 기록했다. 석 달만에 7조9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인데 이는 전체 산업대출 증가분(18조3000억원)의 43%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부동산임대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임대업, 관리업 종사자들의 대출 수요가 많아진 탓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는 건 부동산 투자수요가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산가들은 주식, 예금 등 금융상품보다 여전히 부동산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년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부동산 등 실물자산 제외)의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 비중을 지난해 52.2%에서 53.3%로 늘린 반면 금융자산비중은 44.2%에서 42.3%로 줄였다. 주택가격 상승세와 분양ㆍ재건축 사업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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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선호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다.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다른 투자처보다 확연히 높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아파트 수익률은 59.5%로 60%에 가까왔다. 주택 54.3%, 주식 41.3%, 예금은행 정기예금(만기1~2년 미만) 41.0% 등의 수익률을 앞섰다. 아파트와 정기예금의 수익률 격차는 20%포인트에 육박한다.
이 같은 부동산 선호 현상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은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부동산 투자를 위해 가계부채를 활용하면서 유동자산이 줄어든 가구는 수익감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송상윤 한은 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부채가 많고 유동자산이 부족한 가계의 비중이 확대되면 경기침체 국면이 장기화 혹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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