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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지구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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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지구의 '복수(?)' 미국 텍사스주에 착륙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하비'의 위성사진.[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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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태풍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연간 태풍 발생 수는 줄고 있지만 태풍의 최대풍속 등 위력이 점점 세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달아오른 수증기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면서 저기압 지역이 발생합니다. 이 저기압이 주변의 덥고 습한 공기를 계속 빨아들이면서 강한 바람과 비를 품고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중에서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으로 발달한 것이 태풍입니다.


이 과정에서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더 많은 수증기를 발생시키고, 수증기를 통해 에너지를 얻게 된 태풍의 위력이 더 강해지는 것입니다. 즉, 태풍은 이동경로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질수록 강해집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의 온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따뜻한 바닷물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태풍들의 위력은 필연적으로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태풍을 '슈퍼태풍'과 태풍으로 구분해 부를 정도입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 따르면, 슈퍼태풍은 1분 평균 최대풍속이 초속 65m(시속 234㎞) 이상인 태풍을 의미합니다. 지구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1980년대 이후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75m 이상이었던 슈퍼태풍은 연평균 3.2개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면, 슈퍼태풍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일 경우 태풍으로 불릴 자격을 얻습니다. 초속 17m 미만은 열대저기압이라고 부르는데 이 정도 바람에도 상가의 간판이 떨어지거나 우산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초속 20m의 태풍은 센 바람에 숨쉬기가 어려워지거나 꾹 눌러쓴 모자가 벗겨져 버립니다.


초속 25m의 태풍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갈 수 있고, 가로수가 뽑히고 낡은 집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초속 35m의 태풍에는 기차가 탈선할 수도 있고, 초속 40m 이상이면 사람은 물론 큰바위도 날리고, 달리던 차도 뒤집어질 수 있는 정도의 강풍입니다. 초속 60m를 기록했던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거대한 철제 크레인도 쓰러졌습니다.

[과학을읽다]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지구의 '복수(?)' 허리케인 '하비'로 물에 잠긴 도심을 떠나는 사람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슈퍼태풍인 초속 65m 이상의 강풍은 그 위력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해마다 초속 75m 이상의 강풍이 3개 넘게 북서태평양 지역으로 들이닥치는 것이지요. 태풍을 허리케인이라고 부르는 북중미 등을 합치면 이 보다 더 많은 수의 슈퍼태풍이 인류를 위협합니다.


최근 그 엄청난 위력을 과시했던 슈퍼태풍 중 하나가 지난해 8월30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해 61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허리케인 '어마(Irma)'입니다. 미국에서만 7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대규모 재앙이었습니다. 불과 2주 전에는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텍사스주를 강타 93명이 사망했습니다. 하비의 최고풍속은 시속 215㎞에 그쳤지만 강수량은 최대 1300㎜에 달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2013년 필리핀을 강타해 430만명의 이재민을 만들었던 슈퍼태풍 '하이옌(Haiyan)'이 대표적입니다. 필리핀에는 매년 강력한 태풍이 불어닥치지만 하이옌은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379㎞에 달하는 어머어마한 강풍이었습니다. 태풍 관측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지요. 그 이후에도 필리핀에는 2016년 순간 최대풍속 시속 315㎞의 슈퍼태풍 '하이마'가 강타하는 등 슈포태풍의 공포는 계속됐습니다.


특히 미국 본토에 상륙했던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경우 그들의 안바다였던 멕시코만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 높았던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하비와 어마가 육지에 상륙하고서도 계속 바다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았던 것이지요.


세계기상기구는 클라우시스-클라페이론 방정식(Clausius-Clapeyron equation)에 따라 수온이 1℃ 올라갈 때마다 대기의 수증기량이 7%씩 늘어난다고 밝혔습니다. 하비가 상륙했던 휴스턴에 최대 1300㎜의 어마어마한 비가 쏟아진 원인이 분석된 것입니다.


태풍은 인간에게는 재난이지만 지구 시스템에서는 적도의 열에너지를 다른 지역에 분산해주는 지구 열에너지의 균형 작업의 일환입니다. 물이 부족한 곳에 비를 내려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최근의 슈퍼태풍은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없다면 더욱 더 강력해지는 태풍에 대비해야 합니다. 1m가 넘는 비를 쏟아내고, 차를 날리는 강풍을 날리는 슈퍼태풍 앞에서 인간이 대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과학을읽다]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지구의 '복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입었던 재킷. '난 정말 상관 안 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 기후문제 만큼은 남편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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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12일 파리 기후협정이 채택됐습니다. 파리 기후협정의 핵심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내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2017년 6월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정의 탈퇴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미국에는 사상 최강의 하리케인 '하비'와 '어마'가 들이 닥칩니다. 한달 뒤에는 '마리아'까지 미국을 할퀴지요. 어쩌면 지구의 경고가 아닌 '지구의 복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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