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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린다, 투자기회 열린다]사치재 눈뜬 北…개방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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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협 전방위적 수혜 기대감
北, 곡물보다 과실·견과 더 수입
"먹는 돈 아껴서 화장품"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한국라면 3000원, 중국라면 1500원, 북한라면 800원.'

평양의 '장마당' 평성시장에서는 '신라면'이 가장 인기라고 한다. 북한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기 전인 2014년까지 신라면은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가장 많이 유입되는 밀수 제품 중 하나였다. 중국라면보다 2배 비싸고, 북한라면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쳐준다. 북한에서는 옥수수국수 1kg에 맞먹는 가격으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신라면의 가격이 월등히 높은 것은 선호도 때문이다. 그만큼 해외 식품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도 1970년부터 '꼬부랑국수', '즉석국수'라 는 이름의 인스턴트 라면을 판매해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라면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라면은 구호물품과 기호에 따른 차등 소비품목,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남북 교역 활성화 시 중국산 라면보다 선호도가 높은 한국산 라면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북 경협의 수혜는 먹거리, 입을거리, 볼거리 등 모든 산업에 걸쳐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31조9966억원,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6만원으로 각각 남한의 2.1%, 4.5%에 불과하다. 식량자급률은 87.2%로 남한(50.9%)보다 높은데, 생산성이 높아서가 아니라 국제 교역을 통한 조달 한계 때문이다. 북한의 농림어업 비중은 21.7%로 서비스(31.1%)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제한된 교역 환경에서도 북한의 사치재 수입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농수산 식료품 수입(4억9186만달러) 품목을 보면 동물성 유지 및 분해생산물(20.7%)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은 식용 과실 및 견과류(20.5%), 어류ㆍ갑각류ㆍ연체동물 등(15.9%), 담배(6.4%), 곡물(5.4%) 순이었다. 최 연구원은 "과실, 견과류, 낙농품, 천연꿀 등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필수재인 곡물류 수입보다 사치재 성격을 가진 식료품 수입 비중이 높다"고 했다.


"먹는 돈은 아껴도 화장품은 좋은 것을 써야 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북한 여성들의 미(美)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북한 소비 행태에 비춰 전문가들은 북한의 소비시장 확대가 예상보다 빨리 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의 GDP가 5000달러에 이르는 2035년에 이르러서야 소비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북한의 핵심 재화 유통경로인 장마당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이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장마당과 '돈주(돈의 주인)'는 북한 경제의 핵심이며 이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장마당 경제의 규모는 북한 GDP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경협의 목표는 '하나의 시장'이다. 인도적 지원과 더불어 개성공단 재개로 협력사업이 본격적으로 물꼬를 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반에는 북한 소득 보전과 생활 향상을 위해 음식료, 비료, 농기계, 의약품 등 지원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성공단은 봉제, 신발, 가방 등 노동집약 업종 중심의 공단에서 2단계 기계ㆍ전기ㆍ전자 등 기술집약적 공단, 3단계 ITㆍ바이오 등 첨단 산업분야의 복합공업단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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