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수혜 ‘3대 가전’…LG·삼성 등 대기업 ‘디자인 경쟁’ 치열

미세먼지 덕(?)에 판매량과 디자인 출원이 늘고 있는 ‘3대 가전’ 등록 디자인의 예시자료. 특허청 제공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미세먼지와 황사의 영향으로 덕(?)을 보는 제품군이 있다.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가 주인공이다. 소위 미세먼지 ‘3대 가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들 제품군은 대기업 간 디자인 경쟁을 심화하는 매개가 되는 분위기다. 주된 기능이 같은 상황에서 심미적 차별성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에서다.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건조기 등 가전제품이 대중에 생활필수품으로 인식, 업계 내 판매량이 늘면서 이들 제품에 심미성을 더하는 디자인 출원도 함께 증가하는 양상이다.

우선 공기청정기 분야에서 2013년~2017년 출원된 디자인은 총 546건으로 이 시점보다 앞선 5년간(2008년~2012년)의 디자인 출원건수(322건)보다 7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 10년간 다출원 기업 순위에선 코웨이가 141건을 출원, 최다 출원을 기록했고 LG전자(77건)와 삼성전자(60건)가 뒤를 추격했다.

의류건조기 분야의 디자인 출원 증가는 공기청정기 분야보다 더 가파르다. 2008년~2012년 34이던 의류건조기 분야의 디자인 출원건수는 2013년~2017년 75건으로 120% 증가했다.

이는 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실외에서 의류를 건조시키는 것을 꺼려하는 가정에서 의류건조기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생긴 결과물로 풀이된다.

특히 의류건조기 분야의 디자인 출원도 공기청정기처럼 대기업 주도로 증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분야의 최근 10년간 디자인 다출원 기업은 LG전자(56건), 삼성전자(19건), 대유위니아(6건), 코웨이(4건) 등의 순위를 보인다.

의류관리기기 분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의류관리기기는 의류에 붙은 미세먼지를 간편하게 제거하는 기능으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 분야 디자인 출원은 2011년 당해 2건에서 2013년 25건으로 급증, 이후 한동안 디자인 출원 소강상태(2건~8건)를 보이다가 최근 증가세(15건 이상)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는 LG전자가 독주하던 의류관리기 시장에 삼성전자와 코웨이 등 기업이 후발 주자로 발을 들이면서 경쟁체제로 전환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특허청은 이들 ‘3대 가전’ 외에도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미세먼지 알림 신호등, 기능성 마스크, 비강세척기 등의 디자인 출원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홍석 디자인심사과장은 “미세먼지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미세먼지를 거름망 역할을 하는 제품군의 선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배경으로 관련 제품의 심미적 디자인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