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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노동자상, 왜 부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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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노동자상, 왜 부산인가 사진은 일본 공사현장에서 토목 노동을 하고 있는 강제징용 조선인들. 사진=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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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근로자의 날인 1일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상’을 설치한다고 예고했던 시민단체가 지난 30일 밤10시30분께 노동자상을 설치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밤샘 대치했다. 이 노동자상은 일제강점기 동안 강제징용된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동상이다. 근로자의 날을 맞은 오늘 때아닌 ‘동상 건립’ 논란에 휩싸인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서 살펴봤다.


◆ 용산역은 ‘징용자 대기실’ → 부산역은 ‘노동력 착취 출발점’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의해 징용하거나, 모집 또는 알선이라는 명목에 속아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을 말한다. 일제는 조선인들을 상대로 초기에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데려갔고, 1938년 국가총동원법이 시행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징용했다.

당시 용산역은 부산으로 가는 기차의 출발지로, 조선인들을 모아놓았다가 끌고 갔다. 이렇게 끌려온 조선인들은 부산에서 일본은 물론 사할린, 남양군도, 쿠릴열도 등지의 광산, 농장, 군수공장, 토목공사 현장에 끌려가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용산역이 ‘징용자 대기실’이라면 부산역은 ‘징용 노동력 착취의 출발점’인 셈이다.


한편 이 국가총동원법은 당시 일제가 중·일전쟁이 장기화하자 1938년에 “전시(전쟁에 준하는 사변의 경우를 포함)에 있어서 국방 목적 달성을 위해 나라의 전을 가장 유효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통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때는 징용 대상을 ‘국민직업능력신고령’에 기초해 신고해야 할 기능자로 한정했지만, 직업소개소의 소개 및 기타 모집의 방법으로 필요한 인원을 얻지 못한 경우에만 이들을 징용해 국가에서 행하는 총동원 업무에 종사시키도록 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왜 부산인가 일본 홋카이도에 끌려간 조선 강제징용인.사진=연합뉴스



◆ 넓어지는 징용의 범위…100만 명 넘는 조선인들 끌려가


하지만 1940년 10월에는 군사상 특히 필요한 경우 기능자 이외의 자도 징용할 수 있고, 정부가 관리하는 공장, 사업장과 기타 시설에도 종사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어 1941년 12월에는 이를 다시 군사상 목적 외에, 민간공장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법령이 개정될 때마다 징용의 범위를 확대했다. 결국, 1943년 7월 일제는 “국가의 요청에 기초하여 제국신민으로 하여금 긴요한 총동원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변경, 징용을 국민의 의무로 일반화시켰다.


이후 1944년 일제는 ‘여자정신대근무령’을 시행, 수십만 명의 조선 여성을 군수 공장 등으로 강제 동원했다. 당시 강제로 동원된 조선 여성의 나이는 적게는 13세 아이들부터 가리지 않고, 최소 100만 명이 넘는 조선인들이 끌려갔다.


당시 일본으로 징용된 조선인들은 대개 16~22세의 젊은 청년들이었다. 징용 시기는 1943~1945년에 집중되었고, 이들은 일본에 도착한 후 다시 열차나 트럭으로 각지의 탄광, 건설 현장, 군 시설 공사장 등에 배치되었다. 특히 홋카이도와 사할린의 탄광으로 보내졌다.


이렇게 징용된 조선인들의 노동 환경은 열악 그 자체였다. 이들의 일과 시간은 보통 오전 6시부터 오후 6~8시 정도로, 하루 10~14시간의 중노동이었다. 당시 탄광은 원칙적으로는 12시간 노동이었지만, 일제가 지시한 작업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15~16시간, 많은 양의 석탄을 채굴해야 할 때는 연속 30여 시간을 노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당시 조선인들은 가스 발생이나 낙반 사고가 빈발하는 등 산업재해의 위험이 큰 곳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부상과 사망 사고도 잦았다. 임금도 당시 일본인 평균 일당인 약 4엔의 절반 이하였다. 이마저도 현금으로 줄 때 도망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강체 저축을 당했다.


이후 1945년 8월 해방이 되면서 일본으로 징용된 수많은 조선인이 귀국을 희망, 배나 군용선, 미군 수송선 등을 이용해 귀국을 서둘렀다. 하지만 도호쿠 지역에서 출발한 첫 귀국선 우키시마호가 의문의 폭발로 침몰, 수 많은 승선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밖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 사고로 인한 소형선의 난파와 침몰도 비일비재해 큐슈나 대마도 인근에는 당시 사체로 표착한 조선인들의 유골이 여전히 신원미상인 채로 남겨져 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왜 부산인가 지난해 8월12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인 김한수 할아버지(99)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용산역, 지난해 8월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상’ 건립


이 가운데 당시 조선인들이 끌려와 부산행 기차를 기다린 용산역에는 지난해 8월12일 이들의 모습을 본뜬 동상이 건립됐다. 이날 공개된 노동자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작가 김운성·김서경 부부가 만들었다.


노동자상은 2m 남짓한 크기로 당시 강제징용 당한 이들이 그랬듯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깡 마른 몸을 하고 있다. 한 손에는 광산에서 사용할 곡괭이를 들고 있고, 다른 손은 햇빛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다.


당시 제막식을 찾은 강제징용 피해자 김한수 할아버지(100)는 “매정한 일본 정부는 왜 지금까지도 당시 젊은이들을 강제로 노동시키고 고생시킨 것에 대해 제대로 사죄하지 않는 것인지, 한마디 언급하지도 않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왜 부산인가 노동절인 5월 1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한다고 예고해온 시민단체가 하루 전인 30일 밤 기습적으로 노동자상을 설치하려다 일본영사관 100m 부근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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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 동상 건립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를 추진하고 있는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이하 노동자상 건립특별위)는 근로자의 날인 오늘(1일)에도 건립 추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동자상 건립특별위는 지난달 3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해와 억압을 뚫고 촛불이 평화의 소녀상을 영사관 앞에 세웠던 것처럼 강제징용노동자상 또한 그곳에 자리 잡을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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