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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문제의 핵심의제인 '비핵화', 정확히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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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문제의 핵심의제인 '비핵화', 정확히 무슨 뜻일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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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비핵화(denuclearization)'란 단어다.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돼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외신들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기존 지하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히고, 여기에 대한 응답으로 우리측에서는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등 발빠른 조치들이 이어지면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비핵화는 글자 그대로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된 비핵화는 남북한이 서로 조금씩 다른 의미로 써왔다. 비핵화라는 표현이 한반도 문제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91년, 남북한 합의에 의해 선언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이 발효된 이후부터로 알려져있다. 여기서 한국과 국제사회의 비핵화는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장조치협정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며 재처리시설과 우라늄농축시설 보유를 금지하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반해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지대화(Nuclear-Weapons-Free-Zone)'를 비핵화로 보았고, 여기에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보장 조약의 폐기, 핵무기가 동원되는 군사훈련 금지와 IAEA의 사찰을 한국 내 군사기지에서도 동시에 실시하며 주한미군과 핵무기 철수 등의 내용이 골자다. 자국의 핵개발 포기보다는 한국과 주한미군의 핵 전력 철수가 주요 내용으로 들어가있다. 실제 당시 북한은 핵개발을 은폐하고 있었으며, 이는 곧바로 1993년 1차 북핵위기로 이어졌다.

대북문제의 핵심의제인 '비핵화', 정확히 무슨 뜻일까? 2008년 6월 북한은 북핵 6자회담 합의에 따른 핵연료봉 제조시설의 불능화 조치로 영변의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시키고 미국 방송들이 이를 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합의를 파기시키고 다시 핵실험을 강행했다.(사진=연합뉴스)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1994년 10월 북한과 미국은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통해 북한의 핵시설을 모두 동결하는 대신 미국이 2003년까지 경수로 2기 지원을 주선하고 중요 공급도 약속하는 형태로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북한이 IAEA의 검증을 거부하면서 이 합의문도 다시 파기됐고, 2002년에는 2차 북핵위기가 발생하고 이듬해 2003년 1월에는 북한이 NPT를 탈퇴하면서 북핵문제가 국제적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 4월부터 중국의 중재로 6자회담이 성립, 2004년 2월 열린 2차 6자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방식에 따른 평화적 해결에 동의를 하는 합의가 이끌어졌다. CVID란 용어도 이미 이때 등장한 표현이다. 당시 비핵화는 크게 4단계로 구성돼있었으며, 각 단계별로 북한이 이행하면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제재 단계를 하나씩 풀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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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는 핵시설 가동중단과 IAEA 감시단에 의한 핵시설 폐쇄, 봉인조치를 받아들이는 대신 국제사회의 금융제재 해제와 관계개선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였다. 이후 2단계 비핵화 조치에서는 모든 핵프로그램의 IAEA 신고와 CVID 방식에 의한 핵시설 불능화가 주요 이슈였고, 이 대가로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을 해제시켜주기로 약조돼있었지만 진행도중 북한이 협상을 거부하게 되면서 무산됐다. 북한은 2008년 6월 불능화 조치로 영변의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시키는 모습을 중계까지 하며 밝혔지만, 이후 협상을 무위로 돌리고 핵실험을 이어갔다. 원래 2단계 비핵화 이후 3단계와 4단계는 종전협상과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 국교 정상화 수순이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2003년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겪은 단계별 협상의 실패사례를 인용하면서 비핵화와 보상문제를 한꺼번에 일괄 타결할 것을 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들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에 소위 '빅뱅' 방식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방식은 비핵화와 보상문제를 한꺼번에 일괄타결하는 방식이다. 또한 북한이 실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전까지 제재 해제 같은 실질적 양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처럼 북한이 단계별로 사안을 쪼개 협상하는 살라미전술(salami tactics)에 넘어가지 않으면서 북한의 조치가 먼저 있기 전에 보상이 지급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못박아 협상을 좀더 유리하게 끌고가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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