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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김 강했던 사업마다 실패…'자원외교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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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광물자원공·석유공·가스공, 이명박 라인 인물들 거치며 해외투자 부채 눈덩이


정부 입김 강했던 사업마다 실패…'자원외교 잔혹사'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긴급 임시이사회를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권 회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후임 정해질 때까지만 회장을 맡는다"고 밝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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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박나영 기자, 문채석 기자]속속 드러나는 자원외교 실패 사례는 공기업과 민간 기업을 망라한다. 자원외교의 최전선에는 한국석유공사를 포함해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포진해 있었고 민간기업으로는 포스코가 주도했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원외교 실패 여파로 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으나 10분의 1 수준인 5000억원만 회수하는 데 그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달 창립 51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번에 확인된 대우조선해양의 풍력발전사업 투자실패는 남상태 전 사장이 2009년 8월 직접 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남 전 사장은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제조 노하우와 드윈드(dewind)의 풍력기술이 결합하면 단시일 내에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15%로 3위권 풍력설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초기에 투자한 자금만 1억2000만달러로 추정되는 풍력발전사업의 결과는 처참했다. 대우조선해양 계열사에 포함된 드윈드는 피인수 이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자산가치가 거의 없는 계륵(鷄肋)으로 전락했다. 남 전 사장에 이어 고재호 전 사장(2012~2015년) 재임 시기를 관통하며 누적된 부실이 한꺼번에 터진 셈이다.

포스코 사례도 눈에 띈다. 2010년부터 권오준 전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남미 리튬 개발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 특사였던 이상득 전 의원이 남미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 혈세를 투자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2월 광양제철소에 연 1500t 규모 리튬을 추출하는 공장을 세우고 올해 초에 호주 리튬광산 개발기업 지분 4.75%를 인수하는 등 개발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친(親) 이명박 인사로 분류되는 정준양 전 회장 역시 자원개발 실패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기간에 재임했던 정 회장은 이상득 전 위원이 포스코 회장에 내정한 인물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포스코의 몰리브덴 광산과 호주 사업 등 실적이 나빴다. 계열사 포스코 미네랄이 주도한 몰리브덴 광산 사업은 2015년 1537억원 손실을 내기도 했다. 호주 사업을 주도한 관리사도 2015년에 각각 92억원, 52억원, 73억원 등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자원공사는 해외 자원 개발로 인한 수조원대 부실로 간판을 내렸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회사를 이끈 고정식 전 사장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회사는 재임 중 진행된 멕시코 볼레오,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 칠레 산토도밍고 광산개발 등에 거액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해 창립 51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해외에 5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회수된 자금은 약 5000억원에 불과해 회생불능 진단을 받았다. 정부의 지급보증으로 빚을 갚아나가는 데만도 20년 이상 걸릴 예정이다. 앞서 자원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국고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신종 전 사장은 1심과 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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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원 개발에 앞장섰던 석유공사, 가스공사도 거액의 투자 손실과 부채를 남겼다. 석유공사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 자원개발 캐나다 하베스트 법인을 비롯한 법인 7곳(앵커 법인, 다나 법인, 이글포드 법인, 카자흐스탄 법인, 인도네시아 법인, 예멘 법인)에서 4조7316억원 손실을 냈다. 석유공사는 강영원 전 사장, 서문규 전 사장 등 이른바 '이명박 라인'으로 꼽히는 인물들을 거치며 지난 10년간 18조6000억원에 달했다. 하베스트 사업 책임자로 지목받는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참여연대ㆍ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등 9대 단체로 구성된 'MB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모임'과 노조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가스공사도 MB맨으로 불리던 주강수 전 사장이 우즈베키스탄 자원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다 투자금 약 120억원을 모두 날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사업의 경제성이나 기술적인 문제, 투자의 타당성 등을 따져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부실하게 운영했다는 것은 이를 눈먼 돈으로 인지하고 주머니를 불릴 기회로 이용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방증인 만큼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밝히고 합리적인 해외자원 개발 계획이 말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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