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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 관세' 완전면제까진 험난…미국이 내밀 청구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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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 관세' 완전면제까진 험난…미국이 내밀 청구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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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철강(25%)ㆍ알루미늄(10%) 관세부과 이행에서 한국을 일시적으로 면제한 것은 철강 관세를 빌미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이 고율의 관세대상 국가목록에서 제외되는 '완전면제(firm exemptions)'가 아닌 4월 말까지 유예하는 '잠정 중지(pause)'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철강 관세 면제국에 포함되기 위해 미국을 전방위로 설득해온 우리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손익계산서를 두드리며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리 정부는 양국의 이익균형과 우리 국익을 지키는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버린 만큼 험난한 싸움이 예상된다.


미국은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시장에 수입되는 픽업트럭 관세율(25%) 철폐 중단과 자동차 분야의 한국시장 안전ㆍ환경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중 약 70%를 차지하는 게 자동차 분야인 만큼 미국이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철강 관세 제외에 대한 반대급부로 국내 자동차 분야를 양보하는 한미 간 주고받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간 가장 중요한 통상 과제로 줄곧 자동차와 철강을 지목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미국 자동차 판매에 여전히 장벽이 존재하고,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는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와 철강을 한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핵심 의제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전문가들도 철강에 국한해 협상을 해서는 철강 관세 면제라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관심 분야에서 일정 부분 내줄 것은 내주면서 철강 관세 제외를 얻어내는 전략을 시도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이 중국산 소재를 사용해 중국산 철강을 우회 수출한다고 의심하는 만큼 한미 FTA의 원산지 판정 기준에서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철강은 배제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균형을 맞추려 한다면 수세에 몰리게 된다"고 조언했다. 허 원장은 이어 "우리의 목표를 설정하고 던질 건 던지고 받을 건 받는 전략과 전술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통상전문가는 "아직도 협상단이 미국에 남아 있다는 것은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다는 의미"라며 "자동차 부문의 양보로 양국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미 FTA에서 우리 정부는 철강 관세 제외를 비롯해 불리한 가용정보(AFA) 조항 시정 필요성,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ㆍ정책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국제 중재로 손해배상을 받는 제도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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