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내포) 정일웅 기자] '여비서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도지사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활동을 중단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안 지사 개인의 거취와 무관하게 성폭행 의혹을 둘러싼 여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6월 지방선거까지 남궁영 행정부지사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안 지사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며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고 성폭행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향후 거취를 밝혔다.
남궁 부지사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상상황인 만큼 전 직원이 큰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움직이겠다"며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안 지사와 윤원철 정무부지사를 포함해 정무직 직원 전원은 이날 중 사퇴한다.
다만 남궁 부지사는 추가 피해자 조사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추가 피해자가 더 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며 "그런 사례가 있다면 본인이 밝혀 달라. 추가조사여부는 전문가와 상의하겠다"고 했다.
남궁 부지사의 이 같은 진화에도 불구하고 안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둘러싼 후폭풍은 거세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상규명과 안 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쇄도하는 등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무엇보다 충남도청 내부는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모든 게) 사실이라면 충남도정에 큰 충격과 상흔을 안길 것"이라고 허탈감과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직원들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당일 안 지사가 "미투 운동은 인권실현의 마지막 과제로 우리 사회가 모두 동참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더욱 분개하는 분위기다.
한 직원은 "이전에 도지사님과 공보비서가 같이 회의하거나 그럴 때도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며 "비교적 가까운 사람이었던 이들도 모두 패닉(공황)에 빠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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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 지사가 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다음 날 아침 안 지사가 생활하던 관사 유리창을 부순 3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충남 홍성군 홍북읍 용봉산 자락에 있는 충남도지사 관사에 A(37)씨가 야구방망이를 던져 유리창을 깼다. A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알려졌다.
내포=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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