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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투’ 운동 한 달…다음은 어디로 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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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투’ 운동 한 달…다음은 어디로 번질까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4일 저녁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내에 설치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에서 피해자 및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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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달 26일 서지현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자신이 당한 성폭력 사실을 알렸다. 이어 29일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당시 피해 사실을 알리자 한국 사회는 ‘나도 그렇다’라는 의미에 ‘Me Too’ 고발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검찰은 서 검사의 성폭력 피해 사실에 대해 즉각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을 꾸리고 사건 경위 파악에 들어갔고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까지 줬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52ㆍ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은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서 검사의 ‘미투’ 고발 이후 한국 사회의 한 달을 돌아봤다.

◆고은·이윤택·조민기·조재현···학계·종교계 ‘미투’ 일파만파


‘미투’는 이른바 ‘문화계 대부’로 유명한 거목을 쓰러트렸다. 먼저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고은 시인(84)은 작가회의 상임고문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인간문화재인 하용부(63) 밀양연극촌 촌장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는 한 매체를 통해 “모든 걸 인정하고 다 내려놓겠다”며 인간문화재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성추행 파문에 휩싸이면서 사실상 연극계에서 추방당했고,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등을 연출한 윤호진(70) 에이콤 대표 역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중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배우 조민기(52)는 자신의 여제자를 오피스텔로 불러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조재현(52) 역시 과거 한 여성 스태프를 성추행했음을 인정하고 현재 방송 중에 있는 드라마 하차 및 모든 직함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불붙은 ‘미투’ 운동은 비단 연극계 뿐만 아니라 학계·종교계로도 번졌다. 배우 겸 교수인 한명구(58)도 자신의 성추행을 인정했고 배우 최일화(59)는 스스로 과거 성추행 논란에 연루됐던 사실을 털어놨다.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시절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소나무 사진작가로 유명한 배병우(67)도 25일 공식으로 사과했다.


원로 연출가 오태석(78) 역시 한 여성 연출가의 폭로로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예술대학교 총학생회는 연극과 교수인 오태석의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어 서울예대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대나무 숲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간 중 소위 ‘강간 몰카’를 당했다는 여학생이 자신의 학번과 실명을 공개하고 폭로해 학교는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25일 오후 3시에는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공연을 볼 수 없다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 위치한 마로니에 공원에 그간 연극 공연장을 찾은 일반 시민 500여명이 집회를 열고 이를 규탄했다. 이들은 “가해자는 처벌 받고 피해자는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붙은 ‘미투’ 운동 한 달…다음은 어디로 번질까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가 19일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종교계에서는 현직 신부가 성폭행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의 A 신부는 7년 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현장에서 여신도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피해자 B 씨는 23일 KBS에 출연해 이 같은 내용을 실명으로 털어놨다. 수원교구는 논란이 불거기자 진상조사에 나서 A 신부로부터 “(성폭행) 사실을 인정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미투’에서 ‘위드유’로…“더는 방관하지 않겠다”


‘미투’ 운동이 바꿔놓은 것은 당장 남성들의 성폭력 관련 의식이다. 쏟아져 나오는 미투 고발에 자신들도 방관자였다며 사과를 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관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고 회개합니다”라며 “비난을 받으며 침묵하기보다 함께했던 동료들을 위해 이제 사실을 모두 적겠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 조민기의 제자였고 그 시절의 일을 털어놨다.


그에 앞서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극단 연희단거리패 출신 배우 오동식 씨(46)는 이윤택의 공개사과 기자회견 다음 날인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희단거리패에서 있던 일들을 은폐하고 방관했다”고 털어놓으며 기자회견 사전 연출까지 폭로했다. 오 씨의 이 같은 폭로는 다른 문화예술계 인사를 둘러싼 추가 폭로에 영향을 미쳤다.


불붙은 ‘미투’ 운동 한 달…다음은 어디로 번질까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연극, 뮤지컬 관객들이 공연계의 성폭력에 반대하고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무분별한 폭로에 ‘미투’ 본질 훼손 우려도…정치권, 실질적 대응 마련


이런 가운데 최근 배우 곽도원(44)은 자신을 둘러싼 성폭력 논란에 사실무근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곽도원의 소속사 측은 “7~8년 전 연희단거리패에서 나와 연극 공연을 같이 했다는데 그때 곽도원은 ‘황해’ ,‘아저씨’, ‘심야의 FM’ 등 영화를 찍고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반박, 이후 성폭력 추가 폭로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투’ 운동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거세지는 ‘미투’ 열풍에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먼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비공개로 당정 협의를 했다. 정 장관은 회의 직후 “(미투 운동과 관련해)어떻게 실효성이 있게 피해자를 도울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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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른미래당은 성폭력 근절과 피해자·신고자의 강력한 보호를 위해 7개 법안이 포함된 패키지 법안 '#미투응원법'(일명 이윤택처벌법)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이어 민주평화당 전국여성위원회는 갑질 성폭력 근절 대안 마련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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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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