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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베트남에 뒤통수 맞은 식약처…의약품 수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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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 의약품 입찰기준 기습변경…국내 제약사 6등급으로 추락

-수출 규모 연간 2000억원…사실상 입찰 불가능해져


단독[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이르면 오는 4월부터 국내 제약사들의 베트남 의약품시장 진출이 어려워진다. 베트남 정부가 의약품 입찰 기준을 기습적으로 바꾸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등급이 사실상 입찰이 불가능한 6등급까지 급락하기 때문이다. 뒤통수를 맞은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부랴부랴 상황 파악에 나섰다.

26일 식약처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부는 의약품 구매 입찰 기준을 최근 변경하고 이를 공개했다. 업계는 2~3달 뒤 새로운 입찰 기준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은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입찰 등급제를 실시한다. 제약사는 1~5등급을 받아 공공입찰에 참여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우선 입찰할 수 있고 품목 수도 많다. 현재 30여개 제약사가 베트남시장에 진출했으며 수출 규모는 연간 2000억원이다. 국내 제약사의 수출국 4위에 해당한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부는 유럽연합(EU) 의약품 제조ㆍ품질관리기준(GMP), cGMP(미국), JGMP(일본)만 1~2등급으로 인정했다. 그동안 인정하던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국은 제외했다. 우리나라는 PIC/s 가입 후 지난해 5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향 조정됐지만 이번 기준에 따라 최하위인 6등급으로 떨어졌다. EU GMP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는 사실상 입찰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EU GMP를 통과한 업체를 제외하고 PIC/s 가입에 따라 2등급으로 상향 조정된 제약사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IC/s 가입 덕분에 지난해부터 2등급으로 올라선 제약사는 LG화학, JW중외제약, 동국제약, 명문제약, 삼일제약, 삼진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동광제약 등 8곳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베트남 보건부가 사전 언질 없이 기습 고시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부터 한ㆍ베트남 국장급 협의체를 통해 의약품 공공입찰 변경과 관련한 협의를 해왔다. 식약처는 "국제적인 품질 관리 지표인 PIC/s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가입했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 베트남의 보건 사업에 도움이 될 것"라는 취지로 베트남 측을 설득했다. 한ㆍ베트남 경제공동위원회 안건으로 이 문제를 올리며 의제 관리도 해왔다. 그러나 베트남 보건부가 우리나라에 불리한 기준을 기습적으로 발표하자 식약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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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은 "지난해 8월만 해도 아직 새로운 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이 나오는 과정에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베트남 보건부로부터 공식 통보는 받지 못했고 모니터링 과정에서 새 가이드라인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식약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업계와 만나 피해 최소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실태 조사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안대로 등급이 변경되면 기존 수출액의 80~90%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대 정부로 움직여야 하는 일인 만큼 식약처가 적극 대응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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