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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고임금·노사관계 뜯어고쳐야 한국 車산업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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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그대로 놔두면 매우 심각한 상황
2014년 이후 하향곡선 위기국면 진입
완성차업체 평균임금 세계 최고 수준
R&D 투자 감소 경쟁력 약화 불가피


[아시아초대석]"고임금·노사관계 뜯어고쳐야 한국 車산업이 살아난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치솟는 인건비와 경직된 노사관계를 꼽았다.<사진=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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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이학인 산업부장, 정리= 송화정 기자]"자동차는 무거운 산업으로 한번 고꾸라지기 시작하면 추세를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우리 자동차 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14년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다, 그 이후 하향추세로 전환된 상태로 위기국면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차산업을 암 1기로 진단하며 "초기 암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2~3년 그냥두면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411만4000대로 중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2014년 465만7000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5년 프랑스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선 한국은 11년만인 2016년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는 멕시코의 가파른 상승세에 6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수출 역시 2012년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2012년 317만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253만대로 떨어졌다.

김 위원장은 "6위도 불안불안한 상태로 자칫 7, 8, 9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환자에 대해 늦지 않게 적절한 조취를 취해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듯이 자동차산업도 그러한 조치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는 치솟는 인건비와 경직된 노사관계를 꼽았다. 김 회장은 "자동차는 대량 조립생산이기 때문에 인건비 비중이 크다. 일반적으로 임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넘으면 정상적인 경영상태가 아니라고 본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임금이 매출의 13%를 차지한다. 폭스바겐이 10%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렇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 줄고 부품업체에게 돌아가는 부분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생태계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공장을 방문한 김 회장은 당시 평균 임금을 물어보고 놀랐다. 일반 근로자의 연봉이 3000만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의 평균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직무급ㆍ상여금ㆍ성과급으로 구성된 선진국 임금체계와 달리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호봉형 기본급ㆍ상여금ㆍ여차수당ㆍ복지수당 등과 같이 근로자 생산성 및 기업성과와 무관하게 구성돼 있어 연차에 따라 자동 인상되고 여기에 매년 임금협상이 전개되면서 총액 임금이 상승돼 왔다. 과중한 인건비 부담은 투자 여력 축소로 이어지면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김 회장은 "임금 비중이 10% 정도로 내려와야 정상적인 다른 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면서 "노사 협력을 통해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증가를 절제하면서 대신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한국 자동차 산업이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아차 통상임금 1심 선고는 미래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시간외 근무가 많은데 통상임금으로 인해 인건비가 크게 뛰면서 경쟁력 저하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기아차 통상임금 1심 선고에서 사법부는 현재의 재무제표만 보고 중대한 경영상 위기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렸는데 이를 판단할 때 마땅히 미래 위기 부분도 고려했어야 한다. 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추후에 나타나는 것처럼 해당 판결로 인한 위기가 미래에 분명히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국제적 경쟁력 비교라는 개념이 정부 정책과 사법 판단에도 들어가야 올바른 진단과 해결책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회복을 위해 노사 관계의 변화도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기업 관련 모든 경영 관리법은 상법을 비롯해 매년 바뀌고 있으며 잘못된 부분도 많이 고쳐졌다. 그러나 노사관계 법은 30년 전 그대로"라며 "우리나라는 적극적 파업이 가능하고 노동자는 부당 노동이 설립이 안된다. 사용자가 걸핏하면 부당 노동으로 처벌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은 경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피켓 시위 정도만 허용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법적으로 보장되다 보니 사용자와 근로자가 대화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이 안되고 투쟁만 거듭 될 수 밖에 없다"면서 "회사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놓고 사용자와 노동자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도록 오래된 노동 관련 법적 구조에서 좀더 선진형, 대화형으로 패러다임 바꿔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역시 회사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는 의견이다. 김 회장은 "현실적으로 현대차 노동자의 경우 2년 전부터 실수령액이 감소하고 있다. 파업으로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생산과 매출이 줄고 일한 시간이 줄면 열심히 기본급을 올려도 가져가는 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노조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방문했을 때 현지 임원으로부터 노조가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2009년 부도 위기를 겪은 후 위기의식을 갖고 회사에 협조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독일 자동차 업체 노조 역시 강성으로 꼽히지만 오히려 노조가 회사를 더 생각해 절대로 임금을 올리지 않는다. 김 회장은 "독일 노조는 임금을 안올리는 대신 고용 유지와 독일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그 결과 독일은 고임금 국가임에도 자국 생산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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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20여년간 상공부,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정책을 담당했던 김 회장은 현 정부의 산업정책에 대해 미래산업에만 너무 방점을 찍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등 기존 산업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4차산업 등 미래산업 뿐 아니라, 기존 주력산업에도 정책적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약력
▲1956년 전남 순천 순천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대학원(행정학 석사)
▲행정고시 23회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산자부 산업정책관
▲산자부 산업정책본부장(차관보)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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