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크림 농도순 커피 구분표(사진=news.starbucks.com/)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보통 우리나라 카페에서 생크림이나 스팀밀크 등 뭔가 '올라간' 커피는 크게 3종류로 나뉜다. 카라멜 마키아토, 카페라떼, 비엔나 커피가 그 주인공이다. 가끔 카페모카에도 올라가지면, 빼서 먹을수도 있지만 카라멜 마키아토나 카페라떼를 시키고서 생크림 빼달란 사람은 좀체 찾을 수 없다. 아예 위에 올라간 생크림이 존재감의 전부인 비엔나 커피는 생크림을 빼면 그냥 아메리카노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위에 올라간 토핑에 따라 약간 달라지는 건 있어도, 결국 커피 위에 우유거품이나 생크림 올린 부분에선 큰 차이가 없는 것만 같은 이 세 커피. 이름이 대체 왜 다른 것일까?
우리가 카페에서 주문하는 여러 커피 종류들의 근간은 '에스프레소(Espresso)'로부터 출발한다. 에스프레소는 글자 그대로 '빨리' 나오는 커피로, 고온·고압을 가해 곱게 간 커피가루에 물을 더해서 30초 이내에 뽑아내는 커피를 뜻한다. 여기에 뭘 섞거나 얹어 주느냐에 따라 메뉴가 갈라질 뿐이다. 에스프레소도 들어가는 원두가루 대비 추출하는 커피양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뉜다.
흔히 '솔로(Solo)'와 '도피오(Doppio)'로 나뉘는데, 흔히 싱글샷이라 부르는 것이 솔로, 더블샷이라 하는 것이 도피오다. 솔로는 7g의 가루로 30ml 정도를 추출한 에스프레소 싱글샷, 도피오는 이보다 양이 2배인 14g의 가루로 60ml를 추출한 더블샷을 뜻한다. 농도는 같고 양이 다른 셈이다. 대부분 커피의 기본이 되는 것은 이 에스프레소 솔로가 된다.
솔로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아메리카노, 스팀밀크를 부으면 카페라테나 마키아토가 된다. 사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카페라테도 엄밀히 따지면 '라테 마키아토'라 불리며, 이와 달리 원래 '카페 마키아토'는 이 라떼 마키아토와 별종의 커피다. 마키아토(macchiato)란 말은 원래 이탈리아어로 '점을 찍는다'는 뜻이다. 커피 위에다 스팀밀크를 부어서 흔적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여기서 카페 마키아토는 에스프레소 위에 바로 스팀밀크를 부어서 만든다. 라테 마키아토는 스팀밀크를 붓기 전에 에스프레소랑 우유를 먼저 섞어서 커피와 우유 혼합물을 만든 뒤, 그 위에 다시 스팀밀크를 붓는 식으로 만든다. 그렇게 하면 에스프레스와 우유, 스팀밀크 3층이 각각 다른 맛을 내면서 합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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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비엔나 커피는 아예 국적이 다른 커피다. 비엔나 커피는 이름 그대로 이탈리아가 아니라 이보다 좀더 윗동네인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Vien)에서 왔으며 원래 이름은 '카페 아인슈페너(Einspanner)'다. 이 커피는 먼저 아메리카노를 기반으로 한 위에다가 생크림만 얹는 형태로 만든다. 이 커피는 19세기, 마차를 몰던 마부들이 커피를 마시다 흔들려서 커피를 흘릴 때가 많아 이를 방지하려고 위에 생크림을 얹은 것이 기원이라고 알려져있다.
이 비엔나 커피와 비슷한 이탈리아 커피로 ‘카페 콘 판나(Con Panna)'가 있지만, 엄밀히 의미하면 좀 다르다. 콘 판나는 에스프레소에 크림을 먼저 섞고 나서 그 위에 또 크림을 얹은 형태로 비엔나 커피처럼 크림과 커피가 분리된 느낌은 아니라고 한다. 비슷비슷해보이는 커피들도 각자 사연에 따라 그만큼 이름도 다양한 셈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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