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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고]원화·금리·유가 고공행진…韓경제 수출 '비상'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6초

원·달러 환율 1060원대 위협…수출 기업 초긴장
금융권선 환율 전망치 하향 검토도…심리적 지지선 계속 밀려


[신3고]원화·금리·유가 고공행진…韓경제 수출 '비상'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전일 크게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060원대로 코스닥은 810선에서 장을 시작했다. 2018.1.3.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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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조은임 기자] 새해 벽두부터 한국 경제에 원화가치ㆍ금리ㆍ유가 등이 한꺼번에 오르는 '신(新) 3고(高)'가 몰아치고 있다. 신 3고가 수출에 의존해온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겨우 버티고 있는 내수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경영환경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기업들은 지난해 말 세웠던 경영계획을 다시 짜는 것에서 나아가 '비상경영'에 돌입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3일 금융ㆍ산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1060원대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락하자 수출기업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이후 연말까지 원ㆍ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이 1100원에서 1070원선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1050원선까지 낮아지면서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재계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도 환율이다. 주요 대기업들의 매출 대부분이 수출인 만큼 환율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현재와 같은 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현대기아차의 경우 수출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전자업계도 대규모 평가손실이 우려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수출 물량 비중이 60% 정도 되는데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현대차가 1200억원, 기아차가 800억원을 각각 손해본다"면서 "환율이 100원 떨어질 경우 현대기아차 1개 기업만 2조원의 매출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수출 호조세를 이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 10원당 영업이익 2000억원 내외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사 외환업무 담당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지난해 연중 최저치인 1070.5원에 장을 마감한 뒤 새해 첫 날 1061.2원까지 급락하자 전망치를 수정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들은 올해 환율 전망치로 낮게는 1075원 높게는 1150원을 제시했었다. 올해 평균 1090원 선을 전망했던 한 은행은 현재 하향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상 연간전망 발표 후 다음해 하반기 전망 수정시기까지 전망치가 변경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한 금융사의 딜러는 "개인적으로는 1020원선도 내다보고 있다"며 "달러 약세를 반전시킬 요소가 거의 없어 1050원선 아래로도 열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날마다 고공 행진하고 있는 유가도 기업들에게 부담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유가가 배럴당 75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대한항공은 35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200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유가 상승은 조선ㆍ중공업 업체들에겐 그동안 호재로 작용해왔지만, 중국이 저가 수주로 신규 플랜트 수주건을 독식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게는 큰 이익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도 골칫거리다. 기업 입장에선 채무 상환부담을 증가시키고 원화 절상을 가속화 시키는 만큼 환율과 연동될 경우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통화 보유량을 통해 헷지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는 민감하지 않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환율, 금리, 유가 등의 변동이 단기적인지 중장기화 될 지 판단하기가 어려워 올해 내내 경영계획 수정 여부를 고민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이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킬 경우 내수 경기도 침체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어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환율, 금리, 유가 등이 요동치기 시작하며 지난해 수립했던 경영계획을 전부 재검토 해야 할 지경"이라며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이 없어 추이를 좀 더 지켜볼지 경영계획을 수정할지 결정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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