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크레텍 형태의 제품 개발로 현지 입맛 잡아
에쎄 베리팝, 두가지 맛으로 젊은 세대에 폭발적 인기
인니 법인 올해 영업이익, 250억원 전망…517% 껑충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민낯을 본 국내 유통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를 외치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포스트 차이나'의 대표 시장으로 손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인도, 미국 다음가는 세계 4위 인구대국(2억6000만명)이다. 특히 25세 미만이 인구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K-컬처(한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잠재력이 뛰어난 곳이다. 아시아경제는 'K-컬처의 전초기지'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의 '생생한 탐방기'를 통해 국내 유통기업들에게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을 제시한다.
10월25일 오후 2시(현지시간) 자카르타(市).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들은 하나같이 KT&G의 담배 브랜드 '에쎄(ESSE)'를 입에 물고 있었다. 흡연자의 천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어디에서나 흡연이 자유로운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담배 '에쎄'의 인기가 뜨겁다.
자카르타 블록엠(blok m) 지역의 한 편의점(인도마렛) 직원인 쿠스나이니씨는 "에쎄 제품이 하루 평균 30갑씩 팔리는 데, 특히 에쎄 베리팝은 10갑 이상 팔리고 주말에는 20갑 이상 팔린다"고 말했다. 인근의 일반 판매점의 점주 유디씨 역시 "에쎄 제품이 하루 60갑 이상 팔린다"며 "외국담배라는 이미지와 함께 고급스럽기도 하고, 에쎄 베리팝의 경우 한번에 두가지 이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현지기업' 인수로 진입장벽 허물어…맞춤 제품 출시= 인구 2억6000만명(세계 4위)의 인도네시아는 세계 2위 담배 시장이다. 이 곳을 사로 잡은 KT&G의 저력은 무엇일까. 바로 현지 맞춤형 '에쎄'다.
처음부터 시장 진입이 순탄치는 않았다. 장영석 KT&G 인도네시아법인 마케팅 담당 과장은 "2000년 초반부터 약 10년간 현지 수입상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며 "하지만 수입상의 유통망 확대에 대한 적극성 결여와 브랜드 전략 미흡 등의 이유로 진입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KT&G는 통큰 투자를 결심했다. 진입장벽을 허물기 위해 2011년 현지 담배회사인 '트리삭티'를 인수한 것. 이를 통해 현지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2013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화 제품 개발과 영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인도네시아는 일반적인 담뱃잎을 사용하지 않고 향료가 첨가된 정향이라는 크레텍 담배를 주로 쓴다. 비중은 90% 이상. 크레텍은 클로브(Clove)라는 정향이 가미된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담배다. 때문에 KT&G가 보유한 담배 제품으로 시장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
KT&G는 크레텍 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선보였다. 크레텍 블렌딩을 적용한 최초의 초슬림 캡슐담배 '에쎄 체인지'는 출시 2년만에 연간 3억개비가 넘게 판매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판매중인 에쎄 크레텍 제품은 초슬림 3종(마일드, 멘솔, 체인지)과 슬림 2종(베리팝, 셔플팝) 등 총 5개다. 특히 지난해 8월 2년이 넘는 개발기간을 거쳐 젊은 소비자를 위한 제품으로 선보인 '에쎄 베리팝'은 출시 6개월만에 4200만개비 이상 판매되는 등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에쎄 브랜드는 현재 인도네시아 CVS(편의점) 채널 중 메인채널인 알파마트(ALFA Mart, 1만5000개소) 기준으로 약 7%의 점유율을 기록중이다. 서승오 KT&G 인도네시아법인 영업담당 과장은 "에쎄 하나가 인도네시아 담배 시장의 약 7%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현재 자카르타, 발리 등에 위치한 전국 24개의 지점을 거점으로 총 1500여명의 직원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카르타 서부를 총괄하는 영업지점장 우마르씨는 "이곳에서만 하루 평균 10만개비(CVS 제외) 이상 팔리는 등 에쎄 인기가 높다"며 "앞으로도 계속 인기가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블록엠에서 담배 도매상을 운영하는 점주 수기얀또씨는 "에쎄 체인지만 일주일이 한상자 이상이 나가는데, 전체 에쎄 기준으로 하면 하루에 150갑 이상이 팔리는 것"이라며 "갈수록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승승장구·올해 영업이익 '517%↑'= 차별화된 에쎄 인기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법인은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법인 판매량은 21억5000만개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판매된 12억1000만개비보다 9억4000만개비가 더 판매된 것으로 78% 증가한 수치다.
정 과장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더불어 정부의 불법 담배 근절 노력으로 인해 담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중"이라며 "반면 정부의 지속적인 담배소비세 인상으로 현지 중소 담배회사들은 규모가 줄어들거나 문을 닫는 상황인 가운데 KT&G는 현지 회사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과 매출액은 각각 약 32억개비, 775억원이다. 판매량 기준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약 25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대비 약 517%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는 다국적 투자회사들도 KT&G 인도네시아법인의 성장 잠재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메릴린치 증권사 주관하에 GIC(싱가포르 국부 펀드), Fidelity(미국계 다국적 자산운용사), Wellington(미국계 다국적 자산운용사) 등의 투자사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법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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