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여중생 김양 살해·유기 시인…"딸에게 미안하다"며 흐느껴
이씨 딸이 친구 김양에게 수면제가 들어있는 드링크 건네
경찰 "성적 학대 정황은 국과수 부검 결과 기다려야"
이씨에 범행동기·살해방법 수사하고 딸에는 구속영장 신청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딸의 여중생 친구 김모(14)양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를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딸 이모(14)양이 김양에게 수면제가 들어있는 드링크를 건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피의자 이씨에 대한 3차 피의자 조사 결과 "피의자 이씨가 피해자 김양의 살인 및 사체유기 사실에 대해 시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딸 이양은 '집에서 영화를 보고 놀자'며 김양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이씨는 딸을 통해 김양에게 수면제가 들어있는 드링크를 건네 김양을 잠들게 했다.
이양은 김양이 잠든 후인 오후 3시 40분쯤 밖으로 나가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낸 후 이씨와 함께 오후 8시 14분쯤 집으로 돌아왔다.
이양은 경찰 조사에서 "집에 돌아오니 김양이 죽어 있었다"며 "아빠로부터 '내가 죽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양의 시신을 검정색 캐리어에 담아 아빠와 함께 차량에 싣고 강원도 영월 야산에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양이 살해에 가담했다고는 판단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면제를 준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이양은 아버지 이씨가 시키니까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김양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의 계획을 딸에게 얘기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김양에 대한 살인 및 사체유기 사실에 대해 시인하면서도 범행동기 및 살해방법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살해 혐의를 인정하면서 "딸에게 미안하다"며 흐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이나 성폭행 여부에 대해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양은 유기 현장에서 나체 상태로 발견됐다.
향후 경찰은 이양에 대해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아버지 이씨를 상대로 범행동기 및 살해방법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씨 부녀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집에서 딸의 친구인 김양을 살해한 뒤 BMW 차량을 이용해 강원도 영월의 야산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씨는 보건복지부가 발급한 '지적·정신장애 2급' 복지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자치구에 등록돼있는지 아직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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