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올해 2·4분기에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가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건설 및 설비 투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 구입 등의 영향으로 2분기 국내 가계의 여윳돈은 줄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비금융법인기업의 2분기 자금부족(순자금조달) 규모는 약 1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 14조8000억원은 2012년 2분기 기록한 26조2000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조달이 자금운용 보다 커진 것도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투자의 주체인 기업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조달하는 자금(부채)이 운용자금(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보다 많은 편이라 일반적으로 통계상 자금부족을 겪는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는 2004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운용자금이 조달자금보다 큰 자금잉여(순자금운용)를 나타낸 바 있다.
이는 일반 기업의 설비투자는 지속됐지만 일부 공기업이 실적이 개선되고 부채를 관리하면서 투자를 줄인 영향이었다. 그러다 지난 2분기부터는 공기업의 투자가 늘고 대기업들도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평소대로 돌아왔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박동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2분기에 대기업과 공기업들 위주로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면서 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조달 규모가 커졌다"며 "특히 건설 및 설비투자 호조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올 2분기 1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14조1000억원 보다 3조6000억원 줄었다. 순자금조달의 반대 개념인 순자금운용은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을 뺀 잉여자금을 뜻한다.
가계의 여윳돈이 크게 줄어든 것은 주택 구매에 나선 가계가 늘어나면서 '자금운용'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매매거래량은 1분기 19만9000여건에서 2분기 25만9000여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금운용 측면에서는 금융기관 예치금은 소폭 축소됐지만 보험 및 연금 준비금,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에 대한 자금운용이 확대된 영향도 받았다.
2분기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6조60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재정조기 집행의 영향 등으로 통상 1분기에 비해 2분기 재정집행 규모가 축소되는 영향을 받았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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