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안에 기술위 소집 가능성 있어
히딩크 감독에 고문직 제안에 무게 실려
신태용 감독도 참석할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곧 기술위원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김호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66)은 이달말에 열 계획이라고 한 가운데 대다수 기술위원들이 "가능하면 이번 주 안에 회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일이 많다. 지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열 경기에 대한 분석과 반성의 시간도 아직 갖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국가대표 사령탑을 둘러싼 소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기술위 회의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쟁점은 거스 히딩크 전 감독(71)이 될 수 있다. 기술위원들은 다가오는 기술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분위기는 사령탑 교체보다는 히딩크 감독에게 기술고문직을 제안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축구협회는 "필요하면 히딩크 전 감독에게 조언을 구하겠다"는 입장. 기술위원들도 기술고문직에 대해 긍정적이다. 황선홍 FC서울 감독(49)도 "대표팀은 조언과 도움을 구할 다양한 통로를 열어둬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7)도 기술위원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신 감독은 오는 25일 새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다음달 7일(한국시간) 러시아(모스크바), 10일 튀니지(프랑스 칸)와의 친선경기에 나갈 선수들이다. 대표팀 감독은 기술위원회와 선수 선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신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지휘했다. 축구협회는 1차 목표(본선진출)를 달성했다고 보았지만 팬들의 의견은 달랐다. 이란(0-0)이나 우즈베키스탄(0-0)을 이기지 못해 자력 진출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경기내용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때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 사령탑 복귀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축구협회의 첫 반응은 "히딩크 측의 제안은 없었다"는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곧 사실로 밝혀졌다. 지난 14일 히딩크 전 감독이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대표팀을 돕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입장을 밝히자 여론이 들끓었다.
축구협회는 신 감독을 본선까지 신임하겠다고 했다. 여론에 밀려 히딩크 전 감독을 기술고문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에도 그 역할은 최소화할 심산인 것 같다. 상당수 팬들은 현재의 대표팀 체제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실패를 반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히딩크 전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거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히딩크 전 감독을 둘러싼 논쟁이 장기화되면 대표팀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를 통해 어떤 방향이든 매듭을 지어야 하는 상황. 내년에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남자대표팀을 지휘할 사령탑도 이번에 정해야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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