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美 보스턴 인터넷 환경 개선…'기가와이어' 수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KT가 미국 보스턴에서 광케이블 없이 전화선(구리선)만으로 최대 1Gbps의 인터넷 속도를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국내 이동통신사 중 네트워크 기술을 미국에 수출한 것은 KT가 처음이다.

KT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시 하이버니안 홀에서 기가 와이어 개통식을 갖고 보스턴 시 130가구에 시범적으로 기가 와이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7일 밝혔다.

KT의 기가와이어는 기존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고도 네트워크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미 스페인, 터키 등에 해당 솔루션을 수출한 바 있다.

이번 기가 와이어 구축 사업은 보스턴 시에서 추진하는 주요 정책인 '정보격차해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행된다. 보스턴 시는 60년 이상 된 건물이 대부분인 관계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도시 전반적인 시공이 어려운 상황이다.

KT가 시공한 보스턴 시내 건물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최대 20~30Mbps에 이를 정도로 열악했다. 건물 내 통신 설비가 구축된 지 오래된 구리 전화선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광케이블로 교체하려면 건물의 외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KT는 기가와이어 기술을 적용, 기존 인터넷 속도보다 최대 10배 이상 빠른 환경을 구축했다.

이번 시공에서는 보스턴 시가 기가 와이어 시범방 구축의 전체적인 관리를 맡았다. 보스턴 시 지정 인터넷 사업자인 넷블레이저(NetBlazr)는 장비 구축 및 운영, 유지보수, 고객 서비스 등을 담당했다. 공유가치창출(CSV)의 일환으로 비용은 KT가 부담했다.

KT는 이번 사례를 기반으로 향후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국 내 다른 도시에서도 기가와이어를 포함한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과 스마트솔루션 등의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미국은 인터넷의 창시국이지만 광케이블 구축률이 전 세계 22위에 그치고 있다.

김현표 KT 융합기술원 상무는 "미국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아메리카 행사에서도 기가와이어에 대한 홍보를 진행했다"며 "유럽, 동남아 등 여러 지역의 사업자들과 기가와이어에 대한 사업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