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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요일에 보는 경제사]감자는 왜 식탁 위에 올라가는데 300년이나 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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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3대 작물, 감자, 옥수수, 고구마 중 유독 배척받아
19세기까지 왕정 독재와 수탈의 상징, '악마의 작물'로도 불려


[金요일에 보는 경제사]감자는 왜 식탁 위에 올라가는데 300년이나 걸렸을까?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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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세계경제사에서 보통 '인구혁명'이란 부분을 다룰 때, 반드시 나오는 작물이 '감자'다. 인구혁명이란 19세기 이전까지 일정하게 유지되던 각 대륙별 인구가 19세기 중엽부터 급증, 산업혁명과 맞물리며 새로운 형태의 산업사회가 탄생하게 된 일련의 과정에 감자란 작물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것.


그러나 정작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감자는 16세기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입된 이후 약 300년간 식탁 위에 오르질 못했다. 녹말과 단백질, 비타민C가 풍부하고 장기 복용시 특별한 부작용도 없으며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생산력도 무척 높은 구황작물인데 왜 그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이 먹질 않았을까?

사실 감자가 오랫동안 '배척'받은 이유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속설은 감자 싹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을 모르고 먹었다가 병에 걸렸던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란 이야기다. 감자가 처음 전래된 이후 싹을 제거하고 먹어야 하는 것을 몰랐던 주민들이 집단으로 병에 걸린 후, 독초로 인식돼 오랫동안 버림받았었다는 것.


[金요일에 보는 경제사]감자는 왜 식탁 위에 올라가는데 300년이나 걸렸을까? 감자를 다른 건조처리 없이 상온에 둘 경우, 싹이 자라나는데 이 싹에는 솔라닌(Solanine)이라는 독소가 있어서 잘못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 감자가 도입된 당시에도 싹에 독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있었다.(사진=위키피디아)


그러나 감자는 다른 작물과 달리 탐험가들이 왕실과 귀족들을 대상으로 바쳐진 '진상품'으로 출발했고, 들어온 이후 꽤나 연구도 많이 됐던 작물이다. 대규모로 감자 싹에서 나온 독에 당했다는 기록도 없다. 다만 정말 맛이 없어서 왕실이나 귀족들이 관상용으로 꽃을 길렀고, 감자 자체는 사람이 먹지 않고 돼지 사료 등으로 쓰였을 뿐이다.


오히려 높으신 분들이 전시 필요한 밀을 대규모로 거둬가기 위해 감자 보급을 강제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 감자 심기를 강제한 대표적인 인물로 현대독일의 전신인 프러시아 왕국의 왕이었던 프리드리히2세가 있다. 1774년, 전국에 대흉작이 들자 프리드리히2세는 감자를 구황작물로 심으라는 명령을 전국에 내렸다. 이에 독일 전역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었다. 개조차 맛이 없어서 안 먹는걸 먹으라고 임금이 강제한다며 이는 폭정이라는 반발이었다. 농민들은 전국에 보급된 씨감자를 죄다 불태워버리며 강렬하게 저항했다.


[金요일에 보는 경제사]감자는 왜 식탁 위에 올라가는데 300년이나 걸렸을까? 1774년 대흉년으로 감자보급에 힘쓰기 위해 직접 매일 감자를 먹어 '감자대왕'이란 별칭도 얻었던 프리드리히2세 모습.(사진=위키피디아)


그러자 프리드리히2세는 자기 식탁 위에 감자를 올렸으며 매일 먹었다고 한다. 왕의 음식으로 일부러 감자가 값비싼 작물인양 근위병들에게 지키게 하기도 하고 농민들이 이 값비싼 감자를 몰래 훔쳐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까지 했다. 이런 노력 덕에 감자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졌으며 프랑스의 루이16세 역시 프리드리히2세의 방법을 모방해 감자보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미담처럼 전 유럽에서 왕이 직접 나서서 보급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게는 감자를 심지 않으려 저항하는 농민과 강제로 심게 하려는 지주간의 다툼이 잦았다. 세르비아 같은 곳에서는 감자를 심지 않겠다 저항하는 농민들을 붙잡아 곤장을 치기까지 했다. 농민들 입장에서 감자를 심고 이것이 주식이 되면 더 많은 밀을 수탈당할 것이 뻔한 일이었기 때문에 이토록 강하게 저항했던 것.


[金요일에 보는 경제사]감자는 왜 식탁 위에 올라가는데 300년이나 걸렸을까? 아일랜드 더블린에 세워진 대기근 기념 동상. 1847년, 감자흉작으로 대기근에 빠졌던 아일랜드 주민들을 상기시키는 동상이다.(사진=위키피디아)


실제 19세기까지 감자는 지주의 경제적 수탈을 상징하는 악마의 작물로 인식됐다. 이것이 가장 심각했던 지역이 아일랜드였다. 영국의 식민통치를 겪고 있던 아일랜드는 지역 농민들을 심각하게 수탈했고 농민들이 먹고살기 위해 의존했던 유일한 작물은 감자뿐이었다. 인구 200만의 아일랜드는 19세기 감자가 도입된 이후 반세기만에 인구가 4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1847년부터 퍼진 '감자마름병'으로 감자대흉작이 일어나자 대기근이 발생해 인구는 급감했고 10여년 사이에 400만명 넘는 사람이 아사했다. 그럼에도 영국정부의 곡물수탈은 더욱 심해졌고 아일랜드의 기본적인 사회체제는 완전히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수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은 미국과 중남미 일대로 이민했고, 오늘날 미국의 아일랜드계 대부분이 이때 이주한 사람들이다.


그만큼 19세기까지 감자 보급에 대한 저항은 단순히 작물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최소한의 생계선을 유지하고자 벌였던 생존싸움에서 비롯됐던 셈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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