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 김상헌 전 대표 통해 자사고 재학중이던 딸 인턴십 요구
"수업처럼 설명해주고 자료 제시해달라"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진경준 전 검사장이 현직 검사 시절 네이버에 고등학생이던 딸의 논문을 쓸 수 있게 인턴십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네이버 등에 따르면 진 전 검사장이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으로 재직중이던 2014년 12월 국내 명문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딸이 논문을 쓸 수 있게 인턴십 과정을 밟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진 전 검사장은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김상헌 경영고문을 통해 인턴십 과정을 밟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전 대표가 법무실장에게 챙기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검사장은 당시 검찰 이메일 계정을 통해 네이버 법무실장이었던 정 모 이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 전 검사장은 자신의 딸이 작성하려는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논문 작성을 위해 정 이사에게 논문을 지도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 이사에게 '형식적인 인턴 확인서가 중요한 게 아니고 실제로 아이를 붙잡고 수업처럼 설명을 해주고 자료를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진 전 검사장은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김상헌 경영고문의 서울대 법대 후배다. 김 고문은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진 전 검사장과 함께 매입한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후 진 전 검사장의 딸은 미국 하버드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인턴십 요청을 받은 것은 맞지만 실제로 진행하지는 않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진 전 검사장이 김상헌 전 대표에게 인턴십 요청을 했지만 실제로 인턴십을 진행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인턴십을 진행하지는 않았다"며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자료를 주고 법무 담당 실무자가 몇 번 설명해준 것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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