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적극 검토해야”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과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미국에서도 점화되고 있다. 백악관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물론 전술핵무기 개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둘러싼 논란이 미국에서도 거세질 전망이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맞선 대응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끠관련기사 4면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인 매케인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군사 안보분야통으로 워싱턴 정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거물 정치인이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국방부 장관이 불과 며칠 전 한반도에 핵무기 재배치를 요구했다"며 "그것은 심각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정부 정책과 다르지만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장관은 지난달 30일 워싱턴DC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매케인 위원장은 또 "북한 김정은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그 대가는 절멸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중국과 다소간 무역을 끊는다면 미국에 해가 되겠지만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언가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무역과 산업의 피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강력한 경제 제재로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 압박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어 "우리가 북한에서 직면한 위기를 보라"면서 "미국은 더욱 강한 국방과 군대가 필요하다"며 국방 예산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NBC방송은 백악관과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트럼
프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대북 군사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지난 9일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등의 점증하는 핵 위협에 맞서 위해 최신형 소형 전술핵무기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 등의 핵 위협을 염두에 둔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작성할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최신형 저강도 핵폭탄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폴리티코는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중단했던 전술핵무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러시아 등 핵보유국 사이의 군비경쟁을 야기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커져 국제사회에 핵 위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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