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야한 본성에 충실” vs “성 의식 왜곡 음란물”…엄숙주의 조롱한 마광수

시계아이콘01분 19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야한 본성에 충실” vs “성 의식 왜곡 음란물”…엄숙주의 조롱한 마광수 5일 오후 소설가 마광수 씨가 자신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진은 1994년 연세대 교수 시절 강의하는 모습. 2017.9.5 [연합뉴스 자료사진]
AD



‘즐거운 사라’ 등의 작품으로 한국 사회의 엄숙주의를 조롱하며 표현의 자유 논란을 일으킨 작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가 5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66세.

이날 오후 1시 51분께 마 전 교수가 베란다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마 전 교수 자신의 유산과 시신 처리를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목을 맨 채 숨진 점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1951년 서울에서 출생한 마 전 교수는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83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윤동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학계에 주목을 받았다. 마 전 교수는 같은 해부터 모교 국문과 교수로 일했다.


1977년 박두진 추천으로 시인으로 처음 등단했던 마 전 교수는 1989년 첫 장편 소설인 ‘권태’를 내놓았다. 이후 ‘즐거운 사라’, ‘자궁 속으로’, ‘귀족’, ‘불안’, ‘사랑의 학교’ 등의 소설집과 ‘가자 장미여관으로’, ‘야하디 얄라숑’ 등의 시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등의 수필집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즐거운 사라’는 1992년 ‘건전한 성(性) 의식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음란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즐거운 사라’는 한 여대생이 자신이 다니는 대학의 교수와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으로 1991년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됐으나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간행물 윤리위원회 고발로 자진 수거됐다.


또 이듬해 8월 개정판이 청하 출판사에서 출간됐지만, 그 해 10월 마 전 교수와 장석주 청하출판사 대표가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구속됐고, 같은 이유로 소설은 문화부에 의해 판매 금지됐다.


“야한 본성에 충실” vs “성 의식 왜곡 음란물”…엄숙주의 조롱한 마광수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이후 마 전 교수는 당시 재직 중이던 연세대 교수직에서 해직되는 등 많은 고초를 겪었다.


마 전 교수는 사면·복권을 받고 학교로 돌아간 뒤에도 일부 동료 교수들로부터 냉대를 받는 등 우울증을 달고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연세대에서 해직과 복직·휴직을 반복하다 지난해 8월 정년 퇴임했다.


그는 한국 문단에서 도발적인 성 담론을 주도하며 많은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인생에 별 기대를 걸지 마라. 과도한 기대는 과도한 절망을 가져온다”며 “허무주의를 삶의 지표로 삼아라. 어려움과 고난이 닥쳐오더라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 등의 말을 남겼다.


또 “야한 본성에 충실하라. 야한 마음이란 도덕보다 본능에, 정신보다 육체에, 아가페적 사랑보다 에로스적 사랑에, 질서보다 자유에, 전체보다 개인에, 검약보다 사치에 가치를 매기는 믿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 전 교수의 유족으로는 누나 조재풍, 조카 한옥미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 7일.






디지털뉴스본부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