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29일 코스피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소식에 2%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2360선에 마감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주요지수가 혼조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중소형주의 움직임에 주목해야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시장 전반적인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가지 특이점은 중소형주의 상대 강도개선이다. 북한리스크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난 16일 이후 코스닥시장은 3.9% 반등한 반면, 코스피 지수는 1.3% 상승에 그쳤다.
최근 중소형주의 상대 강도가 개선된 첫번째 이유는 시장의 북한 리스크로 크게 위축되었던 투자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전날 북한의 도발은 분명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북한의 도발은 더 이상 한국만의 리스크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국가 정책이다. 8월 초 문재인 정부의 2017년 세법개정안 초안이 발표됐고, 공화당 내에서 세제 개편안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중소형주의 상대강도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대기업 중심의 법인세인상이 대형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미국의 경우 세금인하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에서 상대적 수혜를 볼 수 있는 중소형주가 반등했다.
2분기 코스닥 기업은 컨센서스 있는 132개 종목 중 60개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2%, 25.6%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스닥의 코스피 대비 상대 이익모멘텀도 2014년 이후 최저점에서 하향세를 멈췄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2분기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했다. 코스피 2분기 순이익은 31.7조원을 기록했다(추정치가 존재하는 230개 종목, 시가총액 87.0%).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하반기 이익과 관련해 연간 이익 추정치 흐름과 과거 하·상반기 이익 비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코스피 연간 이익 추정치는 현재 136조원 내외다. 1분기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추정치는 1~4월 동안 월평균 3.3% 상향됐다. 최근 4개월 동안은 월평균 0.8% 상향으로 이익 증가세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순이익 추정치 상향 속도 둔화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2010년 이후 하반기 순이익이 상반기를 넘어선 적이 없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코스피 이익 모멘텀 약화는 코스닥에는 기회일 수 있다. 코스닥 12개월 예상 EPS 증가율 기울기는 지난 7월을 기점으로 코스피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이익 증가율 개선 속도가 더 높음을 의미한다. 코스닥 분기 순이익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고 직전 4개 분기 합산 순이익은 5조7000억원(862개 종목, 시가총액 75.5%)으로 사상 최대다. 코스피가 주춤하는 사이 코스닥에 눈을 돌려 볼 필요가 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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