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지만 재판부가 특검측의 뇌물 주장의 핵심 요소인 '경영승계'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뇌물공여, 횡령 등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판결돼 중형이 선고된 것이다.
1988년 국회에서 열린 '제5공화국 청문회' 자리에 이건희 삼성 회장, 최종현 선경(SK)회장, 신격호 롯데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자경 럭키금성(LG) 회장, 한진 조중훈 회장 등이 불려 나와 법정에 섰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도 이들 5대그룹은 그대로 청문회 자리에 서야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불려나왔다.
세대는 교체됐지만 같은 회사 오너들이 청문회에 참석했고 이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징역 5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국내 그룹 총수들의 수난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에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로 특검이 도입돼 재판에서 유죄 판결 받았다. 정몽구 회장 역시 2006년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비리 의혹 등으로 대검 중수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뒤 구속됐다. 정 회장은 두달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013년 6월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피의자 신분으로 실형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은 뒤 건강 악화로 형집행정지 등을 반복하다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사면됐다.
지난 2011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자금 횡령·유용 혐의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회장은 재계 총수 중 최장 기간인 925일의 수감생활을 마친 뒤 사면 받아 풀려났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뒤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지만 복역 2년 7개월만에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1300억원대 횡령과 배임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고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3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 유용한 혐의로 구속됐다. 구자원 LIG 그룹 회장과 아들인 구본상 LIG 넥스원 부회장은 2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실형을 받았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20여년에 걸쳐 5번의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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