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경험 없는 대법원장은 초대 대법원장 제외하면 역대 2번째
현 양승태 대법원장과 나이는 11살, 사법시험은 13기 차이
진보성향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
靑 “정의로운 사법부 구현할 적임자”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양승태 대법원장 후임 후보자로 김명수(58) 현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해 “법관 재임 기간 동안 재판 업무만을 담당하면서 민사 실무 개요를 집필하기도 한 민사법 정통 전문 법관”이라면서 “춘천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법관 독립에 관한 확고한 소신을 갖고 사법 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해 실행했으며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법부를 구현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봉사와 신뢰를 증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와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일선에서 재판 업무만 담당하다 지난해 2월 법원 인사 때 춘천지방법원장으로 발령나 법원 행정 업무를 처음 맡았다.
대법관 경력이 없는 지방법원장이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법원이 체계를 갖춘 이후에는 전례를 찾기 힘든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역대 대법원장 13명 중 대법관(대법원 판사 포함) 경험 없이 대법원장에 임명된 것은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3, 4대 대법원장을 지낸 조진만 전 대법원장이 유일하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조 전 대법원장은 법관의 인재풀이 협소하던 1961년 대법원장에 임명됐다.
김 후보자는 현 양승태 대법원장(사시 12회)과는 나이는 11살, 사법시험 기수는 13회 차이가 난다.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은 당초 후임 대법원장 후보로 우리법연구회 초대 회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 대법관에 임명된 박시환 전 대법관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이 고사하자 현직 법원장급 판사 중에서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 후보자를 파격적으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지방법원장을 바로 대법원장으로 지명한 것은 이례적인 인사라는 질문에 “그 직에 가장 적합한 인사를 지명하고 임명하기 위해서 청와대와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모든 인사에는 원래 관습대로 해오던 관행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파격이 있는 것이 새 정부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재적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한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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