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발표 뒤 시장 급랭
2만가구 와르르 시장흔들 변수
추가 대책도 윤곽 관심 집중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부동산 시장이 9월 '더블 악재'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위축된 시장 상황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9월 전국 분양 물량은 2만1000여 가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52.7%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는 9월 전국 분양예정 아파트가 총 39개 단지 2만1291가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분양 물량은 지난해 9월과 비교할 때 180.7% 늘어난 7301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인천, 대구, 대전, 울산 등 전국 5대 광역시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할 때 83.7% 늘어난 555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크게 위축됐다.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9월 예정된 전국 분양 물량은 2000년 이후 역대 네 번째로 많다. 9월에 분양 물량이 많이 늘어난다는 점은 부동산 시장을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9월 예정된 분양 물량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2만가구, 많게는 3만가구까지 예상된다"며 "건설사들이 대통령선거에 이어 6·19 대책 8·2 대책 등의 변수 때문에 분양일정을 조정했기 때문에 일정을 다시 조정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9월 내놓을 예정인 주거복지로드맵도 부동산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이다. 주거복지로드맵은 신혼희망타운 공급대상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주거복지로드맵은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지만, 부동산 추가 대책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이 시간이 지난 뒤에 또다시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추가 부동산 대책을 준비하면서 적절한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악재 속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밀어내기 분양을 하자는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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