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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절벽' 앞 갈등 골 깊어진 예비교사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9초

서울교대, 타지역 교대 학생 간 갈등등에 사범대생까지
기간제 교사, 비교과 교사 문제도 맞물려 갈등 증폭

'임용절벽' 앞 갈등 골 깊어진 예비교사들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서울지역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초등교사 선발인원 축소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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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민우 기자] 예비 교사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년에 비해 8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서울지역 교사 선발인원에 서울교대생들이 반발하자, 타지역 교대생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중등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예비교사들은 자신들의 처지가 더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선발인원이 늘어난 비교과 교사 임용, 기간제교사와 강사의 처우개선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예비교사들 사이의 갈등구조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발단은 교육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전국 2018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이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은 3321명으로 지난해보다 40.2%나 줄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해 선발인원에 비해 8분의1 수준으로 급감하자 서울교대생들이 "최소 전년도 3분의 2 수준인 550명 이상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입학 정원만큼 선발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서울교대생들을 두고 타 지역 교대생들 사이에서 '지나친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로 두 번째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는 지방교대 졸업생 김모(28) 씨는 "애초 교대 정원만큼 선발하는 지역은 거의 없다"며 "입학 정원만큼 교사를 임용하라고 시위까지 벌이는 것은 서울교대만의 '선민의식'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국교대생들의 페이스북 익명 온라인 게시판에도 "서울교대는 서울교대 TO(table of organization·인원편성) 만을 위한 시위를 그만둬야 한다", "서울지역만을 위한 시위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시험 경쟁률이 초등교사 임용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중등임용 준비생들 사이에선 이마저도 '배부른 불만'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꾸준히 1~2대1 수준의 경쟁률을 보였던 초등 임용고사 경쟁률에 비해 중등 임용은 평균 10대1 수준이다. 과목에 따라선 50대1도 웃도는 경쟁률을 보인 만큼 교대생들의 인원 확보 요구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중학교 수학교사인 서모(34) 씨는 "독일어, 러시아어 등 제2외국어 과목의 경우 10년 간 3~4명을 선발한 경우도 있을 만큼 중학교 임용 사정은 열악하다"며 "임용고사 경쟁률이 2대1을 잘 넘지 않는 교대생들의 이렇게 들고 일어서면서 중등임용의 불안한 현실은 외면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중등 수학과 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29)씨는 "올해 전문상담교사와 영양교사, 사서교사 등은 예년에 비해 많게는 4배까지 선발인원이 급증했다"며 "학교 현장에서도 교과 교사들의 과다한 수업과 행정업무 등이 문제라는데 비교과 교사 정원을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 탓에 다른 교과 정원이 대폭 줄어들어 임용 준비생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교육부가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기간제교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등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임용시험 준비생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임용준비생 이모(31) 씨는 "임용시험 문이 좁아지고 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한 대기자가 수백명인데 기간제교사들의 정규직 전환 논의는 현행 임용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며 "만일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가 이뤄질 경우 전국의 사범대생과 교대생들이 모두 들고 일어날 만큼 큰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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