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747-8i 1일밤 인천 도착…5일 홍콩 노선 투입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대한항공이 B747기종 가운데 마지막 주문분인 B747-8i를 인도받았다. 이번 항공기는 미국 보잉이 생산한 B747시리즈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인도분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발주한 여객기 B747-8i(HL7644)가 미국 시애틀 소재 보잉 에버렛 딜리버리 센터에서 출발해 전날 오후 7시39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는 보안검사와 감항인증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5일 인천~홍콩 노선을 시작으로 비행에 투입된다. 이번에 인도받은 HL7644은 B747시리즈 가운데 대한항공의 마지막 주문분인 동시에 B747-8i 기종 가운데 마지막 인도분이 될 전망이다.
B747시리즈는 1970년 상용화된 이후 약 1500대가 팔려나가며 반세기 가까이 세계 최대 여객기라는 타이틀을 지켜왔다. B747시리즈 중 가장 최신 기종인 B747-8i는 전작인 B747-400 대비 동체 길이를 5.6m 연장하고 화물탑재 공간을 27.9㎡을 늘려 수송량은 키우고, 일부 신소재를 적용해 연료 효율은 16% 높였다.
마하 0.86의 순항 속도로, 최대 14시간에 1만4815㎞까지 운항할 수 있어, A380시리즈와 함께 장거리용 초대형 여객기의 쌍벽을 이뤘지만, 가볍고 효율성이 좋은 B777과 B787시리즈의 흥행으로 인해 판매량이 부진한 상황이다.
보잉에 따르면 B747-8i 여객기의 수주 잔고는 7월말 기준 4대다. 이 중 3대는 러시아 제2 항공사이자 현재는 파산한 트랜스아에로에서 주문한 것이며, 나머지 1대는 익명 주문이다.
트랜스아에로는 운항이 중단된 상태라 주문분의 인도여부가 불투명하고, 익명 주문분은 개인이나 국가수반의 전용기 용도로 추정되고 있다. B747-8i는 신규 발주가 '0'인 상태로, 이번 대한항공의 인도분이 민간 항공사 중 마지막 항공기인 셈이다.
초대형기 대신 친환경 중형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747기종에 대한 신규 발주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연료 효율 등의 문제로 B747이나 A380과 같은 4발기 보다 B777나 B787, A350 같은 쌍발기를 선호하면서 초대형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다"면서 "747기종은 화물기나 전세기로 그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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