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J-10 전투기 2대, 전방 가로막아…북한 핵문제 둘러싼 미중간 긴장 반영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중국 전투기가 23일(현지시간) 동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해군 정찰기에 매우 가까이 접근해 비행을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서해와 동중국해 사이의 공역(空域)을 비행 중이던 미 해군 소속 EP-3 정찰기(사진) 아래로 중국군 J-10 전투기 2대가 전속력으로 비행해온 뒤 감속하면서 전방을 가로막았다.
2대의 중국 전투기 중 한 대는 EP-3에 약 91m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EP-3가 충돌을 방지하고자 이른바 '회피기동'으로 정찰 지역에서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공역의 경우 정기적으로 항로를 차단하는 일이 생기고 이는 대부분 안전한 방법으로 이뤄진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평소와 달랐다"고 지적했다.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조우는 중국 해안 도시 칭다오(靑島)로부터 148㎞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으며 당시 중국 전투기는 무장 상태였다.
미군기에 대한 중국 전투기의 접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중국의 수호이 SU-30 전투기가 동중국해에서 미 해군 정찰기에 접근해 비행을 방해한 바 있다.
중국이 이번에 다소 공세적인 차단기동 작전으로 나온 것은 최근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싸고 고조돼온 미중간 긴장 관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24일에는 중국군 폭격기 4대가 일본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宮古)섬 사이의 공해 상공을 비행해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
이날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중국군 H6 폭격기 4대는 미야코 해협을 북상해 동중국해로 향했다. 이에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지만 중국군 폭격기의 일본 영공 침범은 없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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