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27~28일 기업인과 대화…오뚜기 초청
중견기업으론 유일…뒤늦게 알려진 남몰래 선행
'갓뚜기' 칭송…'금수저' 비판도 비켜가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오는 27~28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간 간담회 참석 명단에 중견기업으론 유일하게 오뚜기가 포함되면서 독특한 기업문화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1969년 오뚜기를 창업한 고(故) 함태호<사진> 명예회장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사회공헌을 실천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을 보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2015년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300억원대의 주식을 몰래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경영 철학을 이어받은 오뚜기는 최근에 석봉토스트에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해온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찬사를 받았다.
이에 오뚜기는 소비자 사이에서 '신'을 뜻하는 '갓(GOD)'과 오뚜기의 '뚜기'를 합쳐 '갓뚜기'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다.
자사 제품 홍보에도 독특한 기업문화를 자랑한다. 고 함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회장의 장녀인 뮤지컬 배우 함연지는 2015년 방영된 오뚜기 카레 광고에 CF모델로 직접 등장했다. 오너일가 3세로 출연한게 아닌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모델로 나선것. 그는 지난해 연예인 주식부자 5위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수저'에 대한 사회 인식이 곱지는 않지만 오뚜기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비정규직 비율 1%대, 상속세 납부 등으로 인해 이마저도 비켜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깜짝 초청'은 오뚜기의 행보가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중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으로 1.16%에 그쳤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12월22일 선대회장인 고 함 명예회장으로부터 오뚜기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1만8080주, 3.01%)을 상속받았다. 함 회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오뚜기 지분 15.38%에 상속받은 주식을 더해 28.91%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함 회장이 내야할 상속세는 1500억원.
함 회장은 1500억원의 상속세를 5년동안 분납키로 했다. 대다수의 기업이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을 동원해 경영승계를 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는 탓에 소비자들은 함 회장의 '정직한 상속'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굴지의 대기업 사이에 오뚜기가 초청됐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가 낮은 비정규직 비율, 상속세 납부, 사회공헌 등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것을 뜻하며 더불어 대기업을 모아놓고 일자리 창출이나 상생 협력에 대한 강한 메세지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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