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요지수 하락 마감…상하이 1.43%, CSI 300 1.07%, 선전 3.57% ↓
시진핑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설립 지시 영향으로 시장 우려 반영됐다는 분석
2분기 GDP 6.9%로 예상 웃돌며 금융규제 완화 명분 사라진 점도 영향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중국 증시가 17일(현지시간) 당국의 금융부문 관리감독 강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되면서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1.43% 하락한 3176.46에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장 초반 올해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소폭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오전 9시45분(한국시간 오전 10시45분) 이후 2% 후반의 급락장이 펼쳐지며 투자자들을 당혹케했다. 이후 상하이지수는 낙폭을 줄여나갔지만 결국 1%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이날 우량주 중심의 CSI300지수도 1.07% 하락 마감했고, 선전종합지수도 3.57% 떨어져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선전지수는 장중 한때 4.5% 넘는 낙폭을 보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지난 14~15일 열린 금융공작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금융산업을 관리할 슈퍼 감독기구 설립을 지시한 것이 중국 증시를 끌어내리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시 주석은 이틀간 열린 회의에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설립을 지시했다. 이 기구는 은행과 증권, 보험으로 분리된 금융감독기구를 조정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시 주석이 금융시장 안정을 주문하면서 향후 당국의 관리감독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이번 회의에서 금융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며 앞으로 금융 기업과 거래에 대한 규제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우 칸 산산파이낸스 펀드매니저는 "이번 회의는 금융 디레버리징과 금융 분야 감독 강화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해줬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발표도 한몫했다. 경제 성장이 예상을 밑돌거나 부진할 경우 당국의 금융규제 및 관리감독이 약화될 수 있지만 이날 예상을 웃도는 성적이 나오면서 이같은 가능성은 힘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중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이 작년 동기간보다 6.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6.8%)를 상회하는 것으로 중국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6.9% 성장을 달성하게 됐다. 2분기 경제는 전분기보다 1.7% 성장했고 상반기 GDP 규모는 38조1490억위안(약 6387조원)을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대외 요인들이 많고 국내에서도 구조적 모순이 있지만 상반기 경제가 안정 속에서 회복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연중 목표치 초과 달성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6.5% 정도'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은 앞으로 안정 속 성장을 기조로 구조개혁과 경제구조 고도화, 질과 효율성을 중시한 정책 추진 등을 추진해가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경제성장률 발표와 달러 하락 영향으로 2015년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위안화 가치가 6거래일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기간 0.6%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환율을 달러당 6.756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0.31% 하락한 것으로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한 것을 뜻한다. 이같은 위안화 절상은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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