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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의 진실]<중> 통신사에 부여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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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내역서, 쉽고 투명하게 고지돼야
전세계 업종별 평판 꼴찌 수준, 이미지 개선 필요
'요금폭탄' 해외 로밍제·판매시장 구조 개편도

[통신비의 진실]<중> 통신사에 부여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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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지난 2014년부터 조사하는 전 세계 업종별 평판 조사에서 통신업은 3년 연속 뒤에서 2등을 기록했다. 꼴찌는 담배 산업이었다. 그만큼 통신사에 대한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GSMA에서 최고전략책임자로 재직하면서 글로벌 통신시장 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한 양현미 서울대 객원교수는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통신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좋아 너도나도 통신사에 취직하고 싶어했다"며 "하지만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통신 서비스는 공기처럼 인식돼 요금을 매달 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GSMA는 통신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우선 요금 고지서를 투명하게 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요금내역을 정확히 알도록 한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양 교수는 "예전에는 통신사가 내심 소비자로 하여금 이해하지 못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어렵게 고지한 측면이 있다"며 "요금제를 단순화시키고 고지서를 투명하게 해 소비자들이 어떤 요금을 얼마나 내는지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밍 요금제 개편도 한 가지 방안으로 거론된다. 로밍 요금제를 별도로 신청하지 않으면 해외에서 간단한 메일 하나 읽는데 수 만원이 지불되는 등 요금 폭탄을 맞기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험이 통신업 이미지를 실추시킨다고 봐서다.


양 교수는 "카카오톡, 왓츠앱 등 대체수단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로밍 수익이 이동통신사에 얼마나 의미가 있는 부분이겠느냐"며 로밍 요금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통신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 교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존재하기 전에는 음악과 영화시청 비용을 각각 지불했는데 이제는 통신사 요금 고지서에 포함돼 나오다 보니 '통신요금이 많다'는 결론을 내리기 쉽다"며 "총액으로 따지면 이전보다 훨씬 비용이 줄었다는 점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지난해 9월 전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동통신서비스에 대한 월 평균 지불요금은 5만1100원인 반면 이동통신서비스로 얻는 편익의 가치는 2배에 달하는 10만2376원으로 나타났다.


통신 시장 구조개편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휴대폰을 판매하는 대리점, 판매점 종사자들을 흔히 '폰팔이'라고 부르는 배경에는 단말기와 통신서비스를 묶어 파는 시장 구조가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고가 요금제와 고가 스마트폰에 더 많은 리베이트를 지급하기 때문에 유통점에서는 소비자들에게 특정 상품을 노골적으로 추천한다. 이에 단말기는 제조사에서 판매하고, 통신 서비스 가입은 이통사에서 받는 단말기 자급제 시장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통신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주파수를 빌려 전화, 문자, 데이터로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통신 서비스를 공공재로 생각한다. 이에 수천억원의 주파수 할당 대가를 지불했음에도 소비자들은 정부가 통신 요금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양 교수는 "내수시장에서 현재와 같은 수익구조를 계속 가져갈 경우 요금 인하 압박에 통신사는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며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규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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