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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의 진실]<상>우리나라는 과연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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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각종 선거 때마다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은 단골소재처럼 등장한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6200만명이 넘다보니 주목도가 높고, 통신비를 소폭이라도 내릴 경우 체감할 수 있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이 분야를 짚어보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반대로 관련 업계는 선거 때만 되면 불안하다. 민간의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정부와 함께 통신비 인하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바통을 이어받아 통신비 인하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야 할 부처가 집착할만큼 통신비가 과도한 수준일까. 논란의 배경과 현황, 전망을 살펴본다.


가계소득 11년새 51% 늘때, 통신비는 10% 증가했지만
OECD 통계, 이동통신요금 다른나라보다 15~40% 저렴
IoT 가전시대 오면 가계 통신비 논란 더 거세질듯

통신비 인하를 주창하는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업계의 영업이익 등의 지표를 근거로 한다. 지난해 이동통신3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3조7222억원이다. 하지만 민간기업으로서 수익을 내지 않을 수 없고, 차세대 통신기술인 5G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눈감는다. 통신사들은 "수천억원 적자라도 나면 통신비 인하 목소리가 그칠까"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할 정도다.


이에 학계에서는 통신비 수준을 먼저 점검하고, 해외 사례와의 비교 등을 통해 가격 인하 여력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은 통신비가 높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5.3%의 소비자들이 가계통신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통신비의 진실]<상>우리나라는 과연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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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계통신비 규모는 지난 10년 간 큰 변화가 없다. 지난 2005년 2인 이상 가계 통신비는 13만1300원이었는데 지난 2016년에는 14만4000원으로 11년 간 9.6%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가계소득은 2005년 289만8300원에서 2016년 439만9200원으로 51% 증가했다. 가계지출 중 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5년 5.6%에서 점차 낮아져 2016년에는 4.3%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과 통계치의 간극이 커보인다. 다만 가계지출 가운데 음식료, 의복, 오락, 의약품, 화장품 등 어떤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높은 통신비 수준이라는 근거의 하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3년 발표한 통계다. 이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소득대비 가계통신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 자료에서는 국가별 기준이 5년 이상 차이나거나 단말기 가격이 빠져있는 경우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 OECD 평균 가구원수는 2.46명인 반면 우리나라의 평균 가구원수는 2.7명이라는 부분도 다르다.


기준에 따라 순위가 들쭉날쭉하다. 2015년 같은 OECD 통계 자료에서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수준은 타 국가 대비 15~40% 저렴한 것으로 돼 있다. 통신서비스 요금 중 무선은 8~19위, 유선은 1~3위 순으로 저렴했다.


따라서 통신비가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은 순수 통신서비스 외 단말기 할부금 및 부가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해볼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A이통사로부터 지난해 서비스별 요금 비중 통계자료를 받아본 결과 전체 요금을 100이라고 봤을 때 통신 서비스 요금 비중은 54.6%였다. 부가사용금액은 24.2%, 단말기 할부금 비중은 21.2%였다. 즉 절반만 전화, 문자, 데이터 등 순수 통신비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모든 사물에 통신이 연결되는 초연결시대가 되면 가계 통신비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에서 쓰는 데이터 사용 요금까지 추가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선진국의 통신비 개념 개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기타 가구지출(인터넷)ㆍ기타 가구기기(전화기 등)ㆍ전화서비스(유선전화, 이동전화 등)로, 일본은 인터넷이용료를 교양ㆍ오락서비스로 분류해 목적이나 유형에 따른 세부 분류를 하고 있다. 국내 통신 통계 기준인 UN의 목적별 소비지출 분류(COICOP)에서도 현재 스마트폰 ㆍ태블릿이나 애플리케이션(앱) 개념이 새롭게 추가되는 등 통신비 분류 체계가 재정립되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통신 서비스 뿐 아니라 단말기, 데이터 기반 콘텐츠 및 서비스 지출 수준까지 포함할 수 있는 디지 털 문화 소비비로 개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되는 통신 서비스를 두고 사회, 경제 전반에서 비용 분 아니라 편익까지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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