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미래부 장관 취임
"다양한 이해관계 조정하면서
시급한 분야 먼저 접근할 것"
창의적인 조직문화 변신 예고
"문서 작성에 파묻혀선 안돼
상상하고 소통하고 공유해야"
"보고는 A4용지 한 장" 주문도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통신비 인하를 위해 가급적 빨리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업무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11일 유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신비 인하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 중 하나이고 이번 정부가 약속했던 바다. 관련 주무부처로서 제가 풀어나가야할 숙제이고, 그에 대한 책임감도 크다. 다만 통신비 인하는 제가 모든 걸 결정할 수 없고, 서두른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통신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얽혀있다. 법적인 요소도 중요하고, 시민사회단체, 기업도 중요하다. 가급적 빨리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먼저 접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4 한 장'…유영민의 조직문화혁신의 상징
유 장관은 취임식에서 미래부의 조직문화 혁신을 예고했다. 유 장관은 미래부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의 비전을 고민하는 중요한 자리에 있음을 상기시키며, 보고서·문서 작성에 업무시간의 7할 8할을 소비하는 근무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조직문화 개선방향의 상징으로 'A4용지 한 장'을 내세웠다. 보고사항은 A4 한 장으로 줄여서 준비해달라는 주문이다. 그는 "미래부 산하 기관장도 해보고, 청문회 거치면서도 엄청난 양의 보고서를 읽었다. 읽는 것조차 힘든데, 작성하는 실무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다. 보고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글씨로 빽빽하다. 이 페이지에 여백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부에서 담당하는 과학기술이라는 분야는, 매일 자고 일어나면 새 기술이 나오는 분야다. 미래부는 이런 트렌드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먹거리가 뭐고 일자리가 어디서 나오고 하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보고서에 파묻혀서는 그럴 시간이 없다. A4용지 한 장은, 그런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제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를 쓰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상상하고 토론하고,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일에 업무시간의 70~80%를 쓰는 미래부가 돼야 한다. 미래부의 미래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휴일 업무나 회의도 자제해야 한다. 창조적인 무언가를 해내려면, 우리가 가진 것을 비워야 한다.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새로운 것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여름 휴가를 적극 권장했다. 유 장관은 "누군가가 없어도 업무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도 조직의 능력이다. 자유롭게 휴가를 가고 하는 분위기에서 신바람 근무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래야 바뀐다. 4차산업혁명도 그런 환경에서 가능하다.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유 장관은 미래부의 업무역량도 대폭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평소에 생각하고, 소통하고, 공유하는 조직문화가 마련되면 조직에 내공이 쌓인다. 미래부의 업무적 역량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업무 중간정산 과정 반드시 필요…재조정·재배치 통해 도약 가능
유 장관은 앞만 보고 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틈틈이 중간 정산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이끈 경험을 사례로 들었다. 유 장관은 "기업 활동 중 중요한 것은, 중간중간에 정산을 한다는 것이다. 도입기, 확산기, 조정기, 재배치기를 거쳐서 비로소 고도화 단계로 접어든다. 업무를 중간과정에서 재조정하고 재배치함으로써 도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쯤이라도 미래부가 해왔던 일에 대해서 중간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 정리할 일을 정리해야 하고, 자원 배분도 원활하게 진행해야 한다. 이를테면 통계와 각종 지표도 마찬가지다. 다시 설정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이 달라졌고 기술도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유장관은 "혁신적 조직문화가 미래부의 업그레이드에 그치지 않고, 전국 각 부처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그러면 국가전체가 바뀔 수 있다. 미래부가 그런 비전을 찾고 제시해야 한다. 미래부로서의 역할을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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