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어는 야구와 축구, 농구 등 다른 종목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Golf has rapports with multiple sports and also share a vocabulary).
미국인 골퍼들은 "그가 10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He made an ace on the 10th hole)" 등 홀인원 대신 '에이스(ace)'라는 말을 자주 쓴다. '에이스'는 야구에서는 팀 내 최고 투수다. 테니스는 상대방이 건드리지 못하는 서브다. 홀인원한 사람은 '에이서(acer)'다.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그린을 훌쩍 넘겨 아웃오브바운즈(OB)나 러프에 빠지면 "홈런이 났다"고 한다.
그린 주변에서 홀을 향해 굴리는 '칩 샷(chip shot)'은 축구에서는 골키퍼 머리 위를 살짝 넘기는 슛이다. 트러블 상황에서 공을 일단 페어웨이로 안전하게 꺼내는 '레이 업 샷(lay up shot)'은 농구의 '레이업 슛(lay up shoot)'과 연관 있다. 야구경기를 시작할 때 "렛츠 플레이 볼(Let's play ball)"이라고 하는데 골프 역시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티 샷 직전 동일하게 말한다.
야구의 '히트(hit)'는 안타다. 골프에서는 "4번 우드로 공략할 것이다(I'll hit a 4 wood)"와 같이 '타격하다'라는 뜻이다. 티 샷의 다음 차례인 '온 덱(on deck)'은 야구에서 동그란 원에서 대기하는 타자가 출발점이다. 골프와 야구 모두 우천 순연 티켓은 '레인 체크(rain check)'다. 야구에서 뜬 공은 '팝 플라이(pop fly)', 골프는 스카이 볼을 '팝 업(pop up)'이라고 한다.
"내 볼이 하늘 높이 떴다(My tee shot popped up in the air)"라고 표현하면 된다. 축구의 높게 띄우는 '로빙 샷(lobbing shot)'은 골프에서 '로브 샷(lob shot)'과 일맥상통한다. 축구의 바나나킥에서 골프의 심한 슬라이스(looping slice)인 '바나나 볼(banana ball)'이 탄생했다. 축구와 골프 모두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가면 'OB'이고 안쪽이면 '인바운즈(in bounds)'다.
모든 스포츠용어는 의미와 표현 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원은 같다. 골프와 야구는 특히 스윙의 유사성이 많고 용어도 비슷한 '사촌지간'이다. '야구의 전설' 행크 아론(미국)이 골프의 어려움을 표현한 명언을 남겼다는 게 재미있다. "3000안타를 치는데 17년 걸렸는데 골프는 반나절이면 된다(It took me 17 years to get 3000 hits in baseball. It took one afternoon on the golf course)"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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