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아사히 여론조사서 지지율 각각 36%·33%…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최저
'빈 손 G20'에 규슈지역 폭우 인명피해 커지며 정부 비판↑
개각 반전 노리지만 최측근 장관 유임 가능성 커지며 한계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상 최저치 지지율을 마주하며 또 한번 바닥을 치게 됐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7~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6%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달 조사 49%에서 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동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30%대에 머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들어 아베 총리는 '최저 지지율'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반면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2%로 나타나 지난달(41%) 대비 11%포인트 상승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넘어선 것은 2015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의 지지율도 31%로 한달 전보다 10%포인트 추락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이 지난 주말 실시해 발표한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33%까지 밀렸다. 불과 1주일만에 5%포인트 빠진 것으로 같은 기간 비지지율은 42%에서 47%로 상승했다. 이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2차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불과 몇 개월 전 '고공행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아베 총리는 사학스캔들과 안보 관련법 강행 처리 등을 거치며 잃은 국민의 신뢰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 로 등돌린 민심을 확인한 아베 총리는 G20에서도 사실상 빈 손으로 돌아오게 된 데다 규슈 지역 폭우로 최소 21명이 사망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과 비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아베 정권이 장기 집권에 따른 교만함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8%가 '그렇다'고 답한 점과 총리가 국회에 출석해 사학스캔들을 해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72%에 달하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아베 총리의 지지율 급락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주요 언론은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무역 압박을 받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북한·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독일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의가 지지율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방문 후 다른 유럽국가 순방을 계획했던 아베 총리는 악화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인식해 당초 일정에서 하루 앞당겨 오는 12일 귀국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내달 초 대규모 개각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전날 스웨덴 방문 길에 오르며 "(정부의) 골격이 크게 변화해선 안된다”며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의 연임을 시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개각 효과로 지지율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골격을 유지한 채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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