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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인수 숨고르기? SK하이닉스 앞에 놓인 ‘3중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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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 방해 움직임, 지분참여·의결권 논란 해소, 인수협상 마무리 등 과제…반도체 시장 판도 바꿀 변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도시바 인수 숨고르기? SK하이닉스 앞에 놓인 ‘3중 파도’ 도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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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인수를 둘러싼 업계의 기류가 변하고 있다. 초반에는 인수 협상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지난달 27일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매각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1일 일본의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를 주축으로 일본정책투자은행, 한국의 SK하이닉스,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이었다.

일본 반도체의 자존심 도시바 매각이 순탄하게 정리되는 것 자체가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런 관측을 반영하듯 최종 협상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불거지면서 업계 기류도 신중론으로 바뀌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참여 자체는 변화가 없지만,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를 앞두고 ‘3중 파도’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애초 도시바 인수전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WD)이 매각 협상에 급제동을 걸면서 만만찮은 변수가 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가 앞으로 도시바 지분을 획득하고, 의결권 33.4%를 얻게 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일본 안팎의 기류가 미묘하게 흐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울러 도시바 인수를 둘러싼 최종 조건과 매각 금액 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핵심 과제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도시바 인수 숨고르기? SK하이닉스 앞에 놓인 ‘3중 파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SK하이닉스는 다양한 리스크를 사전에 검토하고, 대비해왔다. 외부에서 계약의 조기 마무리에 무게를 실었을 때도 SK그룹 쪽에서는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최태원 SK 회장은 우선협상 지위를 얻은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안 끝났다”고 말했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모든 과제가 해결될 때까지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WD는 SK하이닉스 앞에 놓인 가장 큰 복병이다. WD는 법적대응, 언론플레이 등 다양한 루트로 도시바 매각 협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 도시바도 공세적인 행보로 WD의 움직임에 맞불을 놓고 있다.


WD가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도시바 매각 중지를 요구하자 도시바는 “캘리포니아 법원에 법적 관할권이 없다”는 내용의 반론서를 보냈다. 캘리포니아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도시바 매각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사전에 못 박은 셈이다.


도시바 지분인수와 의결권 논란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일본 교도 통신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의결권 중 33.4%를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지분을 취득할 것이란 보도와 함께 의결권 보도가 맞물리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참여의 구체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결권 논란 등은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은행처럼 자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도시바 인수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술협력 등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도시바 지분참여와 의결권 확보 등의 논란이 계약을 마무리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 내부의 부정적인 여론을 자극할 수 있고, 세계 시장의 반독점금지법 심사 통과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도시바 인수 숨고르기? SK하이닉스 앞에 놓인 ‘3중 파도’ ▲SK하이닉스 72단 256Gb 3D 낸드 개발 주역들이 웨이퍼,칩,개발 중인 1TB(테라바이트) SSD를 들고 있다(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말을 아끼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계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얘기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WD의 방해 움직임과 지분참여·의결권 논란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결국 도시바 인수전의 판을 흔들기 위한 목적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WD가 다양한 경로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도시바 인수 가능성을 내다본 포석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도시바 입장에서는 최종 계약이 미뤄질수록 변수만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하고 있다. WD의 행보는 도시바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의미다.


분명한 것은 도시바 인수전이 올해 반도체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라는 점이다. 한미일 컨소시엄이 인수전에 성공한다면 SK하이닉스는 도약의 기회를, WD는 추락의 위기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WD 15.5%, SK하이닉스 11.4%로 나타났다. 도시바 인수전 결과에 따라 앞으로 WD와 SK하이닉스의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반도체 시장의 미래를 좌우할 도시바 인수전은 시장의 지형도를 바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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