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소리치고 있었어요. '무슬림은 전부 죽여버릴 거야, 무슬림은 전부 죽여버릴 거야'라고 말하면서요"
19일(현지시간) 새벽. 런던 핀스버리공원에서 일어난 테러의 목격자 중 한 명인 압둘라만 살라 알라무디는 이같이 말했다. "그(용의자)는 주먹을 휘둘렀고 우리는 간신히 그를 땅바닥에 붙들어 둘 수 있었어요. 그는 '날 죽여, 날 죽여'라고 말했고 나는 '우린 당신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왜 그런 짓을 했습니까?'라고 말했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더군요"
알라무디는 이날 사건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일 뿐이었다. 용의자가 탄 밴이 그를 향해 돌진해왔지만 다행히 그는 피하는 데 성공했다. 밴이 멈추고 용의자가 차 밖으로 나오자 알라무디를 포함한 다수의 시민들이 용의자를 붙잡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의 끔찍했던 테러 목격담을 모아 상세히 보도했다.
압디카다 와르파도 용의자를 붙잡은 시민 중 한 명이었다. 경찰이 올 때까지 용의자와 씨름하는 동안 그의 친구들은 테러를 당한 피해자들을 도왔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증언했다. "밴 밑에 어떤 남자가 깔려 있었어요. 피를 흘리고 있었죠. 친구는 밴을 들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고, 저는 도망치려는 남자와 씨름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차에 치인) 사람들은 대부분 젊었어요. 정말 나쁜 놈들이죠." 와르파는 이어서 말했다. "그(용의자)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제압했어요"
익명을 요구한 한 남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그자(용의자)는 이 길을 따라 죽 달려오더라고요. 사람들은 그저 수다를 떨고, 대화를 나누고, 각자 할 일하고 있었을 뿐인데, 그가 갑자기 우리 모두를 덮쳤어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우리는 비키라는 말을 들었죠. 저는 정말 충격, 충격, 충격 받았어요. 주위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더군요. (그 순간) 신이 도우셨는지 전 옆으로 뛰어들었거든요. 모두가 다쳤어요"
모힌(32)은 당시 사건이 오후 11시30분에서 자정 즈음에 발생했다고 기억했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았어요. 길을 건너는 사람, 모스크에 기도하러 가는 사람, 용서하는 사람, 단지 기도하고 집에 가서 밥 먹으려는 사람 말이죠. 그 사람들은 그저 판에 박힌 듯 일상을 보내고 있었어요. 어디선가 밴이 나타나 자신을 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그는 덧붙였다. "저는 평생 여기서 살았어요.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한 가족이고 공동체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앤드류'라고 밝힌 한 택배 배달원(45)은 사건 발생 직후 세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야간 교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천천히 운전하면서 지나가는데 땅바닥에 쓰러진 사람이 세 명 있었어요. 경찰이 그 중 한 명한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더라고요. 심폐소생술을 받은 사람은 가운처럼 생긴 무슬림 전통옷을 입고 있었어요"
라티프 알술라이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충격적이었던 당시 상황과 심경을 자세히 전했다. "저는 근처 커피숍에 앉아 있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친구 한 명이 와서 모스크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얘기해줬어요. 차가 모스크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깔아뭉갰다고요. 그래서 우리 모두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어요"
"(현장에) 도착하자 사람들을 데리고 가는 응급차를 봤어요. 8명에서 10명 정도가 실려 간 것 같아요. 그 중에는 한 노인도 있었는데, 60세 정도 돼보였어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들은 30대 중반~40대 정도로 보였고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었죠"
"처음 그 얘길 들었을 때 우린 정말로 충격 받았어요. 우린 그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었거든요. 평화를 위해, 그리고 (대규모 화재가 났던) 그렌펠 타워(희생자들)를 위해 기도하면서요. 그 얘길 들었을 땐 말 그대로 정말 충격이었죠"
아시아경제 티잼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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