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대상에서 소외됐던 55세 이상 65세 미만 9665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 펼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앞이 잘 보이지 않은 절망감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가리봉 쪽방촌의 한명철씨(55·가명)는 최근 다시 밝은 세상을 보게 됐다.
건설일용직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한씨에게 갑자기 백내장 증상이 나타났고 수술비 부담으로 차일피일 수술을 미뤄왔던 탓에 증상은 더욱 악화됐다.
그로 인해 그나마 있던 일도 끊기고, 월세도 몇 개월째 체납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그에게 대문 앞에 놓고 간 가리봉동 복지플래너의 메모 한 장은 반전의 기회가 됐다.
메모를 본 그는 복지플래너를 찾았고, 그에게 백내장 수술과 긴급생계비, 사회복귀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 지원됐다.
이런 한씨의 사례는 구로구가 위기에 놓인 중장년층 1인 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펼친 전수 조사 결실이다.
구로구(구청장 이성)는 어르신, 청소년에 비해 사회적 관심이 적었던 중장년층의 복지 안전망 구축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중장년층 1인 가구 전수조사를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대대적으로 펼쳤다.
중장년층 1인 가구 조사는 지역내 55세 이상 65세 미만의 주민 9665가구를 대상으로 1, 2차로 나눠 단계적으로 전개했다.
우선 1단계로 복지통장과 우리동네 주무관이 관할 담당 구역별로 가가호호 현장 방문했다. 부재 중인 가구에 대해서는 명함과 방문 안내스티커를 부착해 누락자가 없도록 했다. 그 결과 위기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 313가구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2단계로 복지플래너가 313가구에 대한 심층 상담과 맞춤형 지원을 진행했다. 그 중 제도권의 보호가 시급한 186가구에 대해 국민기초, 긴급지원 등 공적 급여를 지원, 127가구에 대해서는 후원물품 지원, 집수리 봉사 등 민간 자원을 연계했다.
복잡한 상황에 처한 가구에 대해서는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위기 해소 시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구로구는 이와 함께 여관, 찜질방, 고시원 등 임시주거시설과 지하방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전수조사도 5월부터 6월까지 두 달간 실시하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어르신과 청소년들에 비해 근로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의 관심 대상에서 빠져있던 중장년층에서도 빈곤과 사회적 고립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인력을 모두 가동해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층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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