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유해물질 덜 배출"…유해성 90~95%↓ 주장
전문가 "발암물질 그대로" 반박…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 주장 터무니없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연기 없는 담배 아이코스(iQOS)는 기존 담배(일반 궐련)를 흡연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입니다. 유해물질이 90~95% 적습니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17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코스 출시를 선언하며 이 같이 말했다.
아이코스는 홀더에 담뱃잎으로 만든 '히츠'를 끼워 피는 일종의 전자담배이다. 기존의 전자담배가 액체 성분인 반면 아이코스는 실제 담뱃잎을 사용한다. 필립모리스가 특수 제작한 담배 제품인 히츠를 불에 태우지 않고 히팅하기 때문에 담배 연기나 재가 없고 니코틴 함유 증기를 발생하지만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담배의 독성·발암 물질은 담배가 불에 탈 때 연기에서 발생한다"며 "독성과 발암물질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으로 니코틴을 전달하는 것이 아이코스만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니코틴은 중독성은 강하지만 유해성은 크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모이라 길크리스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R&D 박사는 "아이코스 증기는 담배 연기보다 유해물질이 90~95% 감소했다"며 "실내에서 아이코스를 피워도 유해물질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흡연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임상시험 결과, 아이코스로 전환한 흡연자는 금연한 대조군과 비슷한 수치로 유해물질에 적게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아이코스도 몸에 해롭다?…덜 나쁜 담배는 없다= 그렇다면 아이코스는 정말 유해성에서 자유로울까. 전문가들의 주장은 다르다. 담배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은 확인된 것만 100여가지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는 측정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 업계 등에서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까닭에 오는 6월5일 아이코스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유해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우리나라 현행법상 니코틴 농도에 대한 상한선이 마련돼 있지 않다. 유럽은 농도 상한선이 2%로 제한돼 있지만, 국내엔 제한 규정이 없어 주요 업체들은 고농도 액상 니코틴을 만들어 판매하며, 소비자들은 이를 구매 후 자체적으로 물에 희석해 피운다
이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통한 니코틴 흡입량이 통제되지 않아 오히려 일반담배보다 더 해로울 수 있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고체형이므로 니코틴 함량이 일반담배처럼 일정하므로 이런 측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보다는 덜 해롭다는 것이 필립모리스의 주장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독극물이 적게 나온다고 '안전하다'고 볼 수 없고, 전자담배에도 발암 물질이 들었다는 사실은 변치 않다"면서 덜 나쁜 담배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전자담배에도 궐련형 일반 담배에 준하는 경고 그림을 넣도록 하는 등 규제 방식에 대한 검토를 진행중이다.
◆식약처-업계, 전자담배 유해성 진실공방=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담배업계의 담배 유해성과 관련된 입장차이는 크다. 특히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궐련·전자담배 유해성 결과를 두고 진실공방이 뜨겁다.
식약처는 전자담배가 궐련담배만큼 해롭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전자담배업계는 궐련담배와 비교 정보가 미흡하며 식약처 분석결과가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11일 '궐련담배 및 전자담배 유해성분 함유량' 검사 결과 전자담배(35개제품) 액상용액을 기화시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 유해성분 함량이 각각 19배, 11배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기준은 전자담배 10회 흡입(약 0.04~0.05 g 액상소모)을 궐련담배(종이에 말아 태워 피우는 일반담배) 1개비로 환산한 것이다.
유해성분은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아세톤, 아크롤레인, 프로피오알데히드, 크로톤알데히드 등 7개 함량에 대한 수치다. 이 중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는 국내 담배갑에 표시된 성분은 아니지만 국제 암연구소 발암물질 분류에서 그룹 1~2B에 해당하는 성분이다.
또한 연기 중 니코틴함량은 궐련담배 1개비 양으로 환산 시 0.33~0.67mg으로 일반 담배(타르 4~5mg)에 함유된 담배 기준과 유사한 정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전자담배협회 측은 "마치 전자담배에 유해물질이 대량 함유된 것처럼 발표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자담배의 니코틴은 궐련담배와 비슷한 수준인 반면 유해물질 2종은 아예 검출되지 않았고 4종은 궐련담배에 비해 0.27% 즉, 4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협회 측은 "식약처가 궐련담배 한 개비와 전자담배 10회 흡입을 동일 비율로 가정하고 발표한 자료만 보더라도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은 몇 종 되지도 않고, 극히 미량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