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미남프로젝트 대표, 제품에 개성 부여해 차별화
수류탄ㆍ수통 등 연상돼…"남성 선호 키워드서 영감 얻어"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총알 모양의 선스틱, 구두약 같은 고체 향수, 컨테이너 공구 상자….' 모두 남성용 화장품들이다. 금방이라도 스크류 드라이버와 스패너가 튀어나올 것 같은 미프박스를 열면 은색 스프레이를 연상케 하는 스킨과 로션이 나란히 놓여 있다.
개성 넘치는 제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체향수는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구두약 통이다. 총알을 연상케 하는 자외선 차단스틱도 있다. 제품 이름도 남다르다. 고체향수는 '어필엔진', 클렌징스틱바는 '맨들밤' 등.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남성 화장품이 아닌 공구용 제품들이라고 오해받기 쉽다.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남성용 화장품 세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은 김진호 미남프로젝트 대표다. 그는 '화장품이 아니다. 남자의 도구다'라는 브랜드 캐치프레이즈를 바탕으로 남성 화장품에 개성을 심었다. 김 대표는 "남자들이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키워드인 밀리터리, 건담, 피규어, 도구 등의 키워드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며 "제품도 본드, 철판, 수류탄 등이 연상되며, 실제 스킨ㆍ로션은 수통과 같다"고 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맨인 그는 10년차 광고쟁이다. 대학교 4학년 때 광고회사를 직접 차린 그는 현재까지도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기획ㆍ연출을 맡으면서다.
김 대표는 "남자들이 도구처럼 편하고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글로벌 브랜드처럼 구매 사용을 뛰어 넘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최근에는 대형 유통채널인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과 손잡는 과감한 도전도 했다"고 덧붙였다.
우려와는 달리 미프의 콘셉트는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매출 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특성과 콘텐츠에 집중한 결과가 나타난 것. 베스트 제품인 미남크림은 론칭 1년만인 현재 10만개가량이 판매됐다. 올리브영에서도 론칭 1달 만에 남성브랜드 매출 탑 5위에 올랐다.
김 대표는 청춘들에게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대학교 졸업도 전에 회사를 차린 그는 "최근 젊은이들이 너무 안정만 추구하는데, 이는 옳지 못하다"며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다 보면 돈을 뛰어넘는 경험과 가치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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