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장점…투자자 몰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5년 이상 된 공모펀드의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10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새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풍부한 운용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성이 강점인 장기 공모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운용 기간이 5년 이상 된 공모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7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최대치는 2012년 말 100조8970억원으로 4년 새 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 펀드의 비중은 전체 공모펀드의 50.7%로 절반을 웃돌았다. 주식형 펀드 중에서 5년 이상 된 펀드 비중은 68.1%에 달했다. 또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 중에서도 5년 넘는 상품이 50.0%를 차지했다.
공모펀드는 특성상 운용 기간이 제한되지 않기 때문에 펀드에 가입한 모든 투자자가 한 번에 환매해 해지하지 않는 한 운용 이력은 계속 쌓인다. 운용 기간이 오래된 펀드는 풍부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위험이나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공격적이거나 새로운 투자보다 경험에 의존한 안정적인 전략을 추구하다가 새로운 시장 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운용된 지 5년 넘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5년 누적 수익률은 지난달 26일 기준 평균 9.15%로 조사됐다.
반면 소수 투자자만 모집해 운용되는 사모펀드 시장에서 운용 기간이 5년 넘는 펀드의 순자산 비중은 16.4%에 불과했다. 1년 미만, 1∼3년 미만 사모 펀드의 비중이 각각 26.2%와 38.8%를 차지해 3년이 안 된 신진 펀드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사모펀드를 합한 5년 넘는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148조7130억원으로 전체의 32.2%를 차지했다. 펀드 수는 2915개로 전체의 21.7% 수준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기간이 오래된 펀드는 어지간한 변수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탁월하다"면서 "최근 장기간의 운용 경험과 성과가 생긴 펀드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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