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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 칼럼]마크롱이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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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 칼럼]마크롱이 풀어야 할 숙제 ▲도미니크 모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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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앙마르슈(전진) 후보가 프랑스 1차 대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많은 프랑스 국민들이 안도했다. 마크롱과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다음달 7일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것이란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들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프랑스 국민들은 더 이상 극우후보 르펜과 극좌후보 장뤽 멜랑숑의 대립을 볼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외부에서는 영국·미국·독일보다 프랑스가 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극단주의 세력에 취약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분명 르펜에게 기회가 온 것처럼 보였다. 지인들 일부는 우스갯소리로 르펜이 당선되면 프랑스를 떠나 어느 나라로 가야하는지 걱정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성과 희망은 분노와 공포를 이겼다. 많은 시민들이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이 땅에서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것에 반기를 들었다. 결선투표에서 르펜의 승리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극좌파 멜랑숑 지지자들이 극우주의자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은 희박하며 중도우파 프랑수아 피용의 지지자들 중 일부는 르펜을 찍을 수 있겠지만 르펜의 당선에는 역부족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포퓰리즘과 싸워야 한다는 본질적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음을 전 세계, 특히 영미권에 보여줬다. 잇따라 발생했던 테러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공포를 이용한 정치'에 강하게 저항했다. 유럽회의주의(Euroskepticism)가 확산되고 있지만 친(親)유럽 후보인 마크롱은 어떤 다른 후보들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예외적 환경은 예외적 인물을 낳는다. 과거에도 프랑스 혁명이라는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었으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그저 이름 없는 초급장교로 남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 양대 거대 정당이 몰락하지 않았으면 39세의 정치신인 마크롱은 그저 뛰어난 경제신동에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사회당은 급변하는 현대 정치의 아젠다를 설정하는데 실패했고 공화당은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피용의 뒤를 이을 인물을 내놓는데 실패했다.


이제 자기부정과 염세주의, 멜랑콜리(우울감)의 대명사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역대 최연소 대통령 탄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마크롱은 6월 총선을 포함한 다양한 당면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마크롱이 총선에서 과반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렇지 않으면 프랑스 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연합 우파'와의 동거가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동거 정부(cohabitation)란 각각 다른 정당에서 나온 대통령과 총리가 대립하면서 행정부의 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마크롱은 그러나 서로 다르지만 공존 가능한 다수의 연합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어한다. 개인적으로도 프랑스가 무정부적인 좌우 정치 대립을 넘어서는 연합정부를 구성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정치권을 분열시키는 진짜 문제는 세계화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고립주의로 회귀하고자 하는 세력 사이의 싸움이다.


마크롱은 전통적 좌우 대립이란 문화적 뿌리와 프랑스의 혁명적 분노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마크롱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1차 투표에서 40%의 유권자들은 유럽회의론자인 르펜과 멜랑숑에게 표를 던졌다. 분열된 유권자들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이들을 정치적 주류에 다시 통합하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패한 정당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개혁적 시도들을 가로막으려 할 게 분명하다.


마크롱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로서 훌륭한 자질을 보여줬다. 5월 7일이 지나면 이제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과 권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것이야 말로 마크롱이 직면한 과제다. 그는 운명적으로 보나파르티즘(권위주의의 상징)을 경계해야 한다. 동시에 전 세계는 절망과 의심의 바다에서 희망의 신호를 주고 있는 마크롱이라는 인물을 있는 그대로 봐주어야 한다.


도미니크 모이시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선임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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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ject Syndicate / 번역: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프랑스를 대표하는 석학인 도미니크 모이시(70)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프랑스 싱크탱크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공동 창립자이자 선임 고문이다. 그는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몽테뉴 연구소의 자문을 맡고 있으며 기고전문 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다. 이외에도 파이낸셜 타임즈, 포린어페어, 디벨트 등 다양한 신문ㆍ저널에 국제 문제와 유럽 정치ㆍ경제 이슈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모이시는 프랑스 소르본대학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국제정치를 전공했다. 아버지 줄스 모이시는 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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