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타 매각 딜레마]"이름 바뀌는거 아니야?"…심경 복잡한 직원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도무지 감이 안잡히네요."

새 주인을 맞는 금호타이어 직원들의 속내가 복잡하다. 매각 절차가 하루빨리 마무리 돼 본 사업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 한편으론 회사가 중국화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27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의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통지문을 받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우선 매수할 권리(우선매수권)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내용이다.

더블스타는 최종 인수자로서 조속한 거래 종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인수가 성큼 다가오자 금호타이어 직원들 사이에선 씁쓸한 대화가 오가고 있다. 최근엔 회사명 변경이 화두로 떠올랐다.

'금호'자를 떼고 쌍성타이어로 바뀔 것이라는 것이다. 더블스타를 한자에 빗대 표현한 자조 섞인 목소리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금호타이어의 상표를 쓰지 못해 기존 거래처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호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면 그룹이 같이 사용하고 있는 광화문 사옥에 있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사무실을 오가다보면 중국과 가까운 인천 송도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대화가 종종 들린다"고 씁쓸해했다. 직원끼리 눈치 아닌 눈치를 보기도 한다. 사정 상 연차휴가를 쓰면 "김 대리, 이직 준비하나봐"라는 식의 뼈 있는 말이 돌아온다.

더블스타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반응도 온도차가 있다. 더블스타와 조속히 마무리 지으면 된다는 쪽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금호그룹에 남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다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매각 이슈 때문에 회사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뒤숭숭하다. 한창 일에 집중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회사 입장에선 마이너스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에도 독립경영을 유지하고 임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지우고 있다. 더블스타 측은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금호타이어의 건전하고 빠른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는 물론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구성원의 이익을 최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