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이 이끈 회복세…설비투자·건설투자·수출 증가
민간소비 여전히 미진해…해외소비만 늘어나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9%로 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분기(0.9%) 이후 최대치다. 시장 예상치였던 0.7~0.8%를 뛰어넘은 것으로 경기 회복 흐름에 한층 더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이는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동시에 건설투자와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된 영향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지출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전기대비 4.3%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분양 호황의 영향으로 건물건설이 늘면서 5.3% 증가했다. 이는 작년 1분기(7.6%) 이후 4분기 만에 최고치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 및 장비 등이 증가하면서 1.9% 성장해 2015년 4분기(2.1%) 이후 5분기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입 성장률은 4.3%로 2011년 2분기(6.1%) 이후 2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순수출은 오히려 전분기 0%에서 마이너스 0.7%로 낮아졌다"며 "수출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다. 전기대비 성장률이 0.4%로,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줄었으나 거주자 국외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출국자 수는 651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해외에서의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면서 2.0% 증가했다. 이는 2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건설업은 주거용, 비주거용 건물건설이 모두 늘면서 4.0% 올랐다. 단, 서비스업은 부동산 및 임대업, 정보통신업 등은 늘었지만,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줄어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 1분기(0%) 이후 32분기 만에 최저치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2.3% 성장했다. 이는 작년 1분기(3.0%) 이후 4분기 만에 최고치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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