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해 EEZ 골재채취, 민수용으로 넓히자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남해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에서의 골재 채취에 대해서 어민과 어업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골재 채취로 인해 수산자원에 교란이 발생하고 어획량이 감소한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이런 주장에도 타당성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수산 및 어업 자원처럼 골재도 중요하고 희소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골재가 중요하게 사용되는 주택과 사회기반시설(SOC)은 국민의 후생증진에 기여하는 재화 및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골재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만 주택과 사회기반시설이 효과적으로 공급되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골재는 대체재가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골재의 안정적인 수급은 국민의 후생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골재채취법은 골재를 하천, 산림, 바다, 기타 지상 및 지하 등에 부존되어 있는 암석, 모래 또는 자갈로서 건설공사의 기초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골재는 레미콘, 건축기초, 아스콘, 일반콘크리트에 소비되고 있다. 시멘트 콘크리트의 약 70%, 아스팔트콘크리트의 약 90% 전후의 구성비를 점유하고 있다. 콘크리트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골재가 건설공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에 미치지 못하지만 경제성, 내구성,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멘트나 역청제 등에 골재를 혼합해 사용함으로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결합체가 온도 등에 의하여 부피 또는 성질이 변화되는 경우 구조물의 변형을 방지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구조물의 산화, 변형, 침식작용을 억제하여 내구성을 연장시키기도 한다.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의 재원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조세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이 수반되는 경우 계약법은 최저가격을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경제성이 높은 골재의 효과적인 활용은 공공재원의 효율적인 활용에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해양수산부가 남해 EEZ의 골재를 '국책용'으로 한정하여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3월 20일)한 것은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골재 수요는 '민간'에서 더 많다. 2015년 이후 민간 건설경기 활성화에 따라 주택건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 건설되는 주택의 입주예정자는 입주일정에 맞춰 계획을 수립했고, 이미 가계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골재의 부족으로 야기될 수 있는 공사기간 연장 및 입주 지연은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주택의 순환과정(filtering process)에서 발생하는 주거서비스 개선을 통한 후생증진을 제약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골재채취량을 확대하여 민간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골재 채취로 인해 야기되는 어업 및 수산자원의 피해는 규모의 크고 적음은 있지만, 발생 자체가 없을 수는 없다. 따라서 민간용으로 활용되는 골재는 해당 지역 및 권역에서 소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전제가 성립되어야만 채취량 확대 및 민수용으로의 사용이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남해 EEZ 권역에 해당하는 동남권은 최근 2년간 주택 인허가가 많이 이루어졌다. 2014년 79천호, 2015년 91천호, 2016년에는 114천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허가 된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되어 주거복지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남해 EEZ에서의 골재채취 확대와 민수용으로의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골재의 안정적인 수급과 수산자원 및 어민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피해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견지에서는 과거 정부 시절 개발제한구역(greenbelt)의 일부를 활용하여 주택을 공급한 것에 비해 피해의 발생 또는 침해되는 편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발과 보전의 조화 측면에서 효과적인 골재 활용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